최근 들어 부쩍 국제급 영화제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특정 정당의 후원을 받는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까지 만들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서울가족영상축제(이사장 박혜란)가 최근 마련한 발족식에는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박계동, 이계경 의원 등 특정정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 의원들을 중심으로 영화제 이사진으로 대화문화아카데미 강대인 원장, SBS 프로덕션 김우광 대표이사, 서울시 여성플라자 대표 박현경, 영화평론가 손효경, (주)레드캡투어 대표이사 심재혁, 가정문화포럼 공동대표 임정희, 서울극장 고은아 대표, 그리고 하명중 감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는 서울시를 포함, 일부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5억원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은 10월 18일부터 10월 23일까지로 부산국제영화제 직전에 열리게 된다. 장소는 서울시 정동 정동시네마 3개관과 덕수궁길에 만들어질 오픈 무대, 그리고 강남 뤼미에르 극장 2개관에서 진행된다.
.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된 영화제만 40여개 '서울가족영상축제'의 출범 소식을 두고 영화계에서는 다소 냉소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경기도 고양에서 진행됐던 '고양어린이국제영화제'의 경우 이 영화제가 출범 당시 집권 여당의 관계자가 간여했다는 이유로 시의회가 예산 삭감 및 지원 중단을 결정, 3년만에 좌초했던 일이 있어 그렇다면 '서울가족영상축제'가 지니는 '정치적 색깔'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영화계 관계자 가운데에서는 '국내 영화계가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경화, 보수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있을 수 있는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 이 영화제를 포함해 최근들어 영화제가 지나치게 우후죽순 격으로 열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시작으로 8월 중순까지 열린 영화제만 6~7개에 이른다. 주요 영화제로는 7월12일에 개막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7월19일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7월20일의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 8월9일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그리고 8월17일의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등이다. 결국 영화제가 특정 시기에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현재 중앙정부, 곧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와 전주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모두 7개 정도. 그러나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된 국제급 영화제의 수는 40여개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영화 전문가들은 "영화제가 많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그보다는 관객들로 하여금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게끔 관리 툴(tool)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마다 영화제 개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이 많아진 만큼 이제는 이들 영화제의 공동 마케팅을 담당할 수 있는 협의체 수준의 조직이 구성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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