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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사랑>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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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사랑>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특집] 한국영화 위기 탈출의 새로운 시도

지난 21일 개봉한 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은 작품 내적으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는 것외에도 한국영화산업의 탈출구를 모색하는 새로운 제작방식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가 기대되는 한미합작 영화이자, 실질적으로는 미국 진출 제1호 작품이라는 것. 현재 한국영화의 위기가 제작비 거품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두번째 사랑>은 평균 제작비 40억원을 훨씬 밑도는 27억원선에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측 제작사인 VOX3에서 일부 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보다도 더 적은, 따라서 40억원의 절반 가까운 비용으로 작품을 만든 셈이라는 것. 이 영화의 한국측 제작사인 '나우필름'에서 정확한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미국 자본을 뺀 한국 자본만으로 들어간 비용은 마케팅비를 포함, 총제작비가 25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제작비 30억원 이하의 작품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이 되는 셈이다.
두번째 사랑 ⓒ프레시안무비
편당 제작비가 30억원 이하가 되면 수익성 제고에 있어서의 위험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두번째 사랑>처럼 총제작비가 25억원 선일 경우 전국 80만~90만 관객 정도면 일단 손익분기점에 이르게 된다. 참고로 순제작비 40억원, 마케팅비를 포함해 총제작비가 50억원이 들어간 작품은 어림잡아 150만~180만 관객 이상을 모아야 그 다음부터 수익을 올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창동 감독의 <밀양>의 경우 칸영화제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15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긴 했으나 총제작비가 48억원 선이어서 아직 수익을 올리지 못한 케이스에 속한다. 그만큼 요즘 한국영화의 경우, 제작비에서의 거품을 빼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적인 측면에서 부담을 안겨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영화의 숙원 가운데 하나인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측면에서도 <두번째 사랑>은 좋은 선례를 남긴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국내 영화계는 '미국시장=할리우드 상업영화권'으로 인식해 왔으며 따라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것을 나름의 기준으로 삼아 온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철저하게 할리우드 스스로의 '식구들 잔치'의 성격이 큰 것으로 애당초 그 같은 경로를 통해 미국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환상에 가까운 일이다. 아카데미 보다 세계영화가 미국시장으로 들어가는 실질적인 창구로는, 매년 1월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에서 열리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선댄스영화제인 것으로 지목돼 왔다. <두번째 사랑>은 지난 1월 18일 열린 제23회 선댄스영화제 공식 경쟁작으로 초청됐던 작품이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으나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셈으로 한국영화가 추후 어떤 경로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두번째 사랑 ⓒ프레시안무비
특히 이 영화는, 미국시장 진출에 걸맞는 프로덕션 과정을 거친 작품이어서 이후 다른 영화들이 합작의 방식을 취할 경우 매뉴얼로 활용될 공산이 큰 것으로도 전해진다. <두번째 사랑>은 작품 기획은 국내 영화사인 '나우필름'이 담당했지만 연출을 맡은 감독에서부터 촬영 스탭, 캐스팅 디렉터,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프로덕션 과정의 구축은 미국 쪽 방식을 취했던 작품이다. 하바드 대학 시각예술학부 교수인 김진아 감독을 기용한 점, 유명 스타로 급부상중인 베라 파미가를 캐스팅한 점, 유명 영화음악가인 마이클 니만이 참여한 점 등은 미국과의 영화합작에 있어 자본이나 기술력보다는 뛰어난 맨파워가 우선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철저한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촬영 횟수를 25회로 끝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규모에 맞는, 적절한 비용구조를 확실하게 지켜냈다는 것. 보통 한국영화의 경우 촬영 횟수가 많게는 40회가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비용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여러가지 주목할 만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 영화의 국내 성적은 그러나, 개봉 하루가 지난 22일 현재까지 썩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라임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이 영화는 개봉 첫날 전국 95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상영돼 현재 과도하게 스크린 수를 독점하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두번째 사랑>의 개봉 첫주말 박스오피스 수치는 다음 주 초인 25일 오후에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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