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18일 "이명박 후보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박근혜 후보가 아무리 만류해도 할 말은 하겠다. 홍사덕은 참을지 몰라도 입은 많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이 "BBK나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해 (여권과 박근혜 캠프가) 같은 자료로 공격했다. 그래서 정보의 공유는 있었다고 본다"며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교감설을 증폭시킨 데 따른 것.
홍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 후보가 자신이 지게 됐다고 눈에 핏발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본인이 왜소해질 뿐만 아니라 함께 경쟁하는 후보들까지도 왜소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주간동아가 BBK 문제를 보도했고, 위장전입 문제는 국민일보, 39만 평의 땅을 처남에게 판 문제는 한겨레가 보도한 것"이라며 "언론의 검증이 시작됐다. 그러나 거듭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받아쳤다.
홍 위원장은 "'위장전입' 이야기만 해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위장전입이라고 왜 단정하냐. 주소지 이전으로 해 달라'고 막았다. 우리는 이렇게 이명박 후보를 지켜 놓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게 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법적 대응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 세계에서 있었던 것을 법으로 끌고 가는 것을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한다. 이명박 후보는 결국 본선에서 우리와 어깨동무해야 할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혜훈 대변인은 "캠프의 실무자도 아니고 후보 본인이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라면서 "내일까지 이명박 후보 본인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李 "중요한 결심을 할 시기가 오지 않길 바라지만…"
한편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친노(親盧) 그룹이 국회의원의 힘으론 접할 수 없는 정보를 갖고 계속 공격하는 것으로 봐서 청와대의 누군가가 개입됐다고 본다. 친노 사조직이 '이명박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이 한 쪽에 서서 '이명박을 꺾어야 정권을 연장한다'는 식으로 계속한다면, 내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앞서 국가의 정체성과 경제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기 때문에 그냥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대한 위기를 맞이하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세력과 한나라당이 힘을 합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름대로 중요한 결심을 할 시기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혜훈 대변인은 "경선후보로 등록을 한 이상 탈당을 할 수도 없을 것이고,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지 않으면 대선에 나갈 수도 없을 텐데 무슨 중대한 결심의 가능성을 이야기 한 것인지 모르겠다. 언론이 취재를 해 달라"고 말했다.
홍사덕 위원장은 "시중에 이런 블랙유머가 있다. 대선에서 꼭 지려면 노무현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하고, 이기려면 대판 한 번 붙으라는 이야기"라며 "(이 전 시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한 건 한 건에 대해 성실하고 정직하게 설명하고 해명하면 그것으로 충분한데 갑자기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날 죽이려고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노 대통령과 대판 싸우면 이긴다는 전략에 따라 이런 판을 벌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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