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4일 박근혜 전 대표측과 범여권, 언론에서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의 집권을 어떻게 하든 막으려는 작태"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전날 그는 "세상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방위적인 검증공세를 '정권 차원의 기획'으로 반박해 '이명박-박근혜 싸움'이 아닌 자신과 집권세력의 대결 구도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높아진 그의 발언수위를 초조함의 발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나를 죽여 정권 연장하려는 음해"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조회 인사말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칼날을 빼고 우리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음해가 사방에서 나오고 있다"며 "아마 나를 죽이면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음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죽어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면 좋지만 좌파정권이 5년 더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이명박이 사는 것이 좌파 무능 정권을 물러나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지 못할 만한 결정적 도덕성의 하자가 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서지 않는다"며 "좌파정권이 연장되면 기업은 다 해외로 나가고 국민들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어서 떠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이명박을 죽인 후 정권연장에 필요한 맞춤형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집권세력의 야비한 공작음모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경선 싸움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정권연장 기도냐 이명박을 통한 정권연장 저지냐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홍사덕 "국민을 향한 독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난폭하고 사악한 표현을 일삼는 정치공학적인 태도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국민을 향해 독설 할 권리가 없다. 대실책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 전 시장에 대한) 우리의 지적을 청와대가 좌우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한나라당의 친북좌파 주장은 박정희, 전두환 유령의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은 소속 의원 89명의 서명을 받아 '이명박 주가조작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를 이날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영선 의원 등이 대정부질문에서 제기한 BBK, 옵셔널벤처스 등의 관련 의혹에 대해 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메스를 대겠다는 의지다.
한편 중도신당 최용규 원내대표도 "이 전 시장이 매우 품격이 떨어지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못 되도록 음해하는 세력이 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5년 전의 음해론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또한 나라가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경제가 잘 안될 것 같다고 한 것은 70년대의 색깔론을 21세기에 보는 착잡한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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