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관 '폭언ㆍ폭행 경찰서장' 고소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도 불특정 고소

경찰서장에게 징계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려다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온 현직 경관이 해당 서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경관은 자신에 대한 징계 과정에 서울경찰청의 외압 의혹이 있다며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 직원을 불특정한 상태에서 함께 고소했다.
  
  이번 고소 사건은 최근 하위직 경찰관을 중심으로 감찰의 잘못된 관행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나온 초유의 일로 향후 추이에 따라 경찰 내부의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 성동경찰서 A경사는 13일 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자신에게 욕설을 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전 경찰서장 우문수 총경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A경사는 고소장에서 "우 총경은 경찰서장으로서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됨에도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려는 나에게 욕설과 함께 폭력을 휘둘렀다"며 "경찰조사를 통해 이런 부분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경사는 "징계는 징계권자의 재량 행위로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함에도 우 총경은 평등과 비례 원칙을 위배해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도 고소장에 담았다.
  
  그는 "서울청 감찰라인인 청문감사실도 징계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는 만큼 실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청문감사실 소속 불특정 직원을 고소 대상에 넣었다.
  
  A경사는 이날 10여 쪽에 달하는 고소장과 함께 폭행, 직권남용 부분에 대한 녹취록, 사이버경찰청 직원전용 자유발언대에 동료 경찰관들이 올렸다 삭제된 '감찰 비하발언' 글 등 80여 쪽을 증거기록으로 묶어 제출했다.
  
  A경사는 고소장을 낸 뒤 "경찰 내부에 남아 있는 직권남용은 오래된 폐단으로 우리 조직에서 없어져야 할 부분이다"며 "우리 조직을 사랑하기 때문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고 문제가 잘 풀려 조직이 지혜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료를 고소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밝히며 "(검찰 등 외부기관이 아닌)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는 우리 조직의 능력을 크게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경사는 지난달 중순 직원전용 자유발언대에 "일선 경찰관에 대한 감찰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자 우 총경을 찾아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려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