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은 당연히 잘 될 거라고 예상했다. 아이가 양손에 떡쥐듯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극장에 오기 때문이다. 이런 걸 두고 '따따따블'이라고 하던가. 지난 6일 개봉돼 주말을 지내면서 무려 16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오랜만에 표정관리에 좀 들어갈 듯 싶다. 하지만 이게 CJ가 투자한 한국영화였으면 더 좋았을 법했다. 연령등급도 <슈렉>보다 훨씬 높은데다 시간도 길어서 아예 상영 횟수가 하나 모자란 만큼 <황진이>의 흥행은 다소 힘에 겨워 보인다. <슈렉>에 비해 관객수는 훨씬 밀렸지만 앞서의 이유 등등으로 등가비교, 산술비교는 애초부터 맞지 않는 얘기다. 투자사인 시네마서비스로서는 다만 70여만 관객보다는 훨씬 더 들었으면 했을 것이다. 제작비 100억원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380만 관객 정도가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첫 주 상황으로 봐서는 다소 여러운 얘기가 되겠다. 공들인 작품이다. 때로 영화흥행은 공들인 것에 비해 훨씬 못미칠 때가 있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팩토리 걸>의 흥행이 눈부시다. 이런 류의 영화치고 비교적 스크린 수도 많다. 전국 10개다. 개봉 2주일만에 14,000명을 넘어섰다. 안된다 안된다 하지만 비상업영화, 예술영화에 대한 고정층이 다시 생기고 있다는 얘기이며 영화광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한편에서 보면 멀티플렉스에 똑 같은 영화들을 세개 네개씩 걸다 보니, 반사이익을 얻은 면도 있다. 어쨌든 관객은 늘 새로운 영화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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