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가 국가정보원의 체포방침에도 불구하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9일 송 교수가 이날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 사업회측과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 "'진작부터 들어가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들어간다는 내용으로 독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
송 교수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베를린에서 19일 오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귀국의사를 공식화하게 되면 오는 21일 오후 2시30분 베를린에서 루프트한자 LH712 항공기를 타고 22일 오전 11시1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도착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해외민주인사 초청행사의 공식일정들을 소화한다는 예정이다. 송 교수는 해외민주인사들과 관련된 공식행사가 끝난 후 28∼29일에 전남대학교에서 열리는 특별강연에 참석하고 30일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심포지엄에서 ‘한국민주화운동의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채포영장까지 발부받은 국정원의 송 교수에 대한 조사와 처리 방식에 따라 큰 파장이 생길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송 교수가 국정원에 의해 귀국 즉시 체포연행돼 조사받는 일이 벌어질 경우 진보·인권단체들의 항의와 정부내 강온파간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송 교수가 현재 독일국적을 취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독일정부와의 외교적 마찰도 예상된다.
현재 정부 관계부처와 국정원 등 공안관련 기관 사이에도 송 교수 처리 방향과 관련해 상당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송 교수가 실제로 귀국을 할 경우 막판에 어떤 방향으로 결정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송 교수와 재독 통일운동가 김용무씨에 대해서 18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입국시 적절한 시기에 체포해 조사할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무부측은 송 교수 등에 대한 조사방침은 이미 예정된 일이나 가능한 한 귀국행사 등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말해 국정원에 비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송두율 교수는 현재 독일 뮌스터대학에 교수로 재직중인 재독 사회학자로, 지난 67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 이후 그동안 공안기관에 의해 대표적인 반정부·친북인사로 분류돼 지난 30여년간 입국이 금지된 상태였다.
송 교수는 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민청학련사건’으로 지식인들이 탄압받자 74년 재독 유신반대 단체인 ‘민주사회 건설협의회’ 초대회장을 맡았고 91년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방북한 이후 북한을 10차례 정도 방문하기도 했다.국정원등 공안당국은 송 교수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철수라는 가명의 북한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황장엽씨의 주장에 대해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송 교수는 지난 2000년 고 문익환 목사를 기념하는 ‘늦봄통일상’을 수상했으나 수구언론과 국정원의 방해로 끝내 귀국하지 못한 과정을 담은 영화 ‘경계도시’가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