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하나인 오손 웰즈 감독의 특별전이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시네마테크부산의 공동주최로 시네마데크부사에서 5월 18일부터 31일까지의 상영을 마친 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6월 1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동안 미완성작과 TV물을 제외한 장편 전작(다큐멘터리 <거짓과 진실> 포함 12편)과 오손 웰즈 후기작들의 촬영감독이었던 게리 그레이버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오손 웰즈와 일하며> 등 총 13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특히 <악의 손길>이 감독의 메모에 따라 최대한 감독의 의도에 가깝게 재집된 1998년 복원판이 상영되며, 작년에 타계한 게리 그레이버와 함께 오손 웰즈 아카이브를 설립해 큐레이터로 활동하기도 했던 게리 그레이버의 아내 질리안 그레이버를 초청해 그의 작품들에 대한 강연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또한 한국영화감독조합 추천작으로 선정된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상영 후 봉준호, 진원석 감독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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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라디오에서의 배우로 활동을 시작해 크게 재능을 인정받았고, 특히 1938년의 <화성인 공격!> 사건(허버트 조지 웰즈의 소설 [우주전쟁]을 라디오극으로 만들어 만우절날 방영했다가 실제 상황인 줄 알고 뉴저지에 폭동이 일어났던 사건) 등으로 유명해졌지만, 영화감독으로서 오손 웰즈는 당대에 언제나 '저주받은 감독'으로 고통을 받았다. 딥 포커스 기법으로 회자되곤 하는 가장 위대한 미국영화 중 한 편인 <시민 케인>을 약관 26살에 내놓아 영화감독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자신을 모델로 삼은 것에 분개한 언론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받았으며, 당시 헐리웃 스튜디오 시스템의 지나친 간섭에 영화가 뭉텅이로 잘려나가거나 심지어 리타 헤이워스의 결혼생활까지도 간섭을 받는 등 괴로움이 컸고, 당대 대중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았을 뿐 아니라, 비평 면에서도 혹평을 당하기 일쑤였다. 오히려 오손 웰즈 영화의 가치를 먼저 발견한 것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었으며, 그렇기에 오손 웰즈는 언제나 자신의 영화를 지키기 위해 상당 기간 동안 유럽에서 활동을 했고 <오델로>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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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 웰즈 ⓒ프레시안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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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손 웰즈의 저주'라는 말이 따라붙을 만큼, 그는 언제나 제작비 부족에 시달렸고, 1985년 10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기까지 <모비 딕> 등 그가 평생 매달렸던 몇몇 프로젝트는 결국 완성되지 못한 채 남겨지고 말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영화로 옮기는 데에 열중했던 그는 필생의 프로젝트인 <햄릿>은 무수한 제작 준비기간만 거치다가 촬영도 해보지 못했다. 1970년대가 되어서야 조금씩 재평가되기 시작한 오손 웰즈의 영화들은 이후 무수한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오손 웰즈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감독들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이 되었다. 특히 <악의 손길> 같은 경우 누아르라는 장르를 완성한 영화로 평가될 정도다. 오손 웰즈의 전 작품들이 상영되는 이번 특별전은 영화광이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다. 자세한 상영작 소개와 일정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http://www.cinematheque.seoul.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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