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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사, 첫 산별교섭…"勞 15만 vs 社 2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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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사, 첫 산별교섭…"勞 15만 vs 社 2만"

보건의료 노사도 산별교섭 중…"산별교섭, 갈길 멀다"

금속산업의 노사가 22일 올해 첫 산별 중앙교섭을 시작했다. 금속노조(위원장 정갑득)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대표 손춘식)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금속노사의 산별교섭은 2003년 이후 5번째이지만, 기존의 4만이던 금속 산별노조가 15만의 대형 산별조직으로 거듭난 이후 첫 산별교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노조, 금속노조와 함께 우리나라의 3개 산별노조 가운데 하나인 보건의료노조도 올해 처음으로 사용자들이 사용자단체를 구성해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6월 초부터 산별교섭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임단투 줄다리기가 시작됐지만 그리 쉬운 길은 아닐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금속의 경우 올해 산별노조로 전환한 완성차 4사 등 대기업들이 모두 사용자단체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노조는 오는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도 사립대 병원들이 대표 선출을 미루며 미적거리고 있는 가운데 노사 합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의료법 문제로 노조가 6월 총파업 등 총력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산업의 첫 대규모 산별교섭…대기업은 사용자단체 가입 꺼려
▲ 완성차 등 올해 처음 산별노조에 가입한 대기업 사업장의 사측이 산별교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15만 금속노조의 첫 산별교섭의 진통이 예상된다. ⓒ프레시안

금속 노사는 이날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각각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을 벌일 계획이다. 금속 노사의 임단협은 중앙교섭이 먼저 이뤄지면 지부집단교섭을 타결시키고, 그 이후 지회보충교섭을 벌이게 된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대기업의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가입 △정규직·비정규직 총고용 보장 △노사공동 조사연구팀 구성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금속산업 최저임금 93만6320원 보장 등을 올해 중앙교섭 요구안으로 확정한 바 있다. 또 지부와 지회교섭에서는 기본급을 일괄 12만8805원 인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산별노조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금속 산별교섭의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무엇보다 산별교섭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현대차, 기아차 등 새로 금속노조 안으로 들어온 회사들과 기존의 금속노조 가운데 대기업에 속하는 두산, 효성, 대림 등이 중앙교섭 참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조합원은 완성차 4사 등 230여 개 기업의 15만 명에 이르지만 사용자협의회에 가입한 기업은 한진중공업 등 86개 기업뿐이다. 이들 기업의 금속노조 조합원은 2만 여 명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산별교섭을 대하는 노조의 목표는 일단 대기업의 참가일 수밖에 없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당선 직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15만 조합원의 모든 사업장이 전면적으로 올해 산별 중앙교섭을 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관련기사 보기 : 정갑득 위원장 인터뷰)

금속노조의 이정희 교육선전실장은 이날 첫 상견례에 앞서 "대기업들이 참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섭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22일 상견례에서도 대기업 불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각 지부별로 회사들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지난 21일 울산지역 현장대장정에 앞서 "산별교섭이 어려워질 경우 민주노총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장 올해부터 대기업이 '순순히'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기업의 경우 중앙교섭과 지부교섭 등으로 이어지는 '이중교섭'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인데다가 정부도 사용자단체 구성 등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금속노조, 6월 25일부터 '한미 FTA 저지' 첫 15만 총파업 계획

더욱이 금속노조는 오는 6월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미 FTA 저지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4월 대의원대회에서 금속노조는 6월 25~27일 권역별 순환파업, 28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9일에는 6시간 동안의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정희 실장은 "기본적으로 6월 총파업은 한미 FTA 저지를 목표로 한 것이지만 산별 중앙 교섭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대기업의 산별교섭 참가 요구도 함께 내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의 예상 참가 규모와 관련해 이 실장은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 지침에도 금속은 11만~12만 명이 참가해 왔다"며 "100% 참가까지는 어렵더라도 15만 가운데 최소 12만 명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4년만에 사용자단체 구성…소극적인 사립대병원, 의료법 등이 '난제'
▲ 보건의료 노사의 산별교섭은 올해 4년차를 맞아 사용자단체가 구성되는 등 화기애애한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장애물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극적인 5대 산별협약을 타결시킨 보건의료 노사의 모습.ⓒ보건의료노조

4년차를 맞는 보건의료노사의 올해 산별교섭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와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대표 김상경·이성식)도 지난 9일 첫 상견례를 하고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5차 산별교섭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사는 지난해 8월 노조의 하루 총파업 끝에 5대 협약을 극적으로 타결시킨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 보건의료노사 2006 교섭 타결의 의미는?) 그 성과로 금속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사용자단체가 구성됐다. 병원노조가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지 10년 만, 보건의료 산별 교섭이 시작된 지 4년 만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의료노사정위원회 구성 △인력충원 △정규직 9.3% 인상과 비정규직 추가 인상 △산별최저임금 93만 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조는 지난해 합의한 '산별기본협약, 보건의료협약, 고용협약, 노동과정협약, 임금협약'의 5대 기본협약을 더 다듬어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용과 임금, 보건의료 정책의 경우 관련 위원회 구성을 통해 협의틀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단체에 대해 사립대병원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우선 문제다. 사용자협의회 대표 3인 가운데 국립대 대표와 중소병원 대표는 선출됐지만 사립대병원은 아직 대표를 뽑지 못했다.

게다가 노조는 산별교섭 외에도 의료법 등을 놓고 대정부 투쟁도 준비 중이다. 홍명옥 위원장은 "지난 2월 발표된 의료법에 대한 현장의 문제의식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6월 국회 일정에 맞춰 의료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 등의 총력투쟁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의료법의 경우 노사간 협상으로는 풀 수 없는 '대정부 투쟁'이라는 데 있다.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6월 총파업과 더불어 민주노총도 비정규직법 시행령, 한미 FTA 저지 등을 위한 6월 총력투쟁을 준비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6월 본격적인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다가올수록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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