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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E 총회서 한-미 대표단 의견 팽팽히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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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OIE 총회서 한-미 대표단 의견 팽팽히 맞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 vs. "FTA 협상 땐…"

지난 20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 참석 중인 한국과 미국 대표단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참관인(Observer)자격으로 OIE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농림부에서 파견된 한국측 대표단은 미국의 광우병 검역체계의 문제점을 명시한 의견서를 OIE에 전달했다"며 "대표단은 일본, 대만측 대표단과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농림부 대표단은 지난 2005년 OIE 총회에서도 살코기와 혈액제품을 '안전제품'으로 분류하려는 OIE의 광우병 관련 기준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며 일본·대만 대표와 의견을 공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대표단이 OIE에 의견서를 낸 것에 대해 당황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갑 의원은 "또 농림부에서 파견된 한국측 대표단과 함께 OIE 사무총장과 의장을 만나 우리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OIE 측은 자기들은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OIE 총회는 미국이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는 '위험통제국(controlled risk)'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뼛조각이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가 반송된 이후 미국 정부의 주장처럼 "OIE 총회에서 미국이 '통제국가'로 판정되면 뼈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암암리에 밝혀 온 상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최종 등급판정은 현지시각 24일 오후(한국시각 24일 밤)에 열리는 총회에서 결정되게 된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전화 인터뷰.
  
  - OIE에 전달한 의견의 내용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문건을 전달하며 우리가 우려하는 바를 얘기했다. 미국이 '위험 통제국가' 판정을 받을 수 없는 이유들을 설명했다. 미국은 OIE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력추적제를 실시하지 않는 점, 2005년과 2006년 각각 발생한 광우병의 원인추적에도 실패한 상태인데 어떻게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볼 수 있느냐고 얘기했다. 사료정책에 있어서도 영국이나 EU에서는 강력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미국은 지금 법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또 예찰문제도 미국은 축산인들이 자발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신고해야 하는 허술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미국이 통제국가로 판정을 받는 건 OIE가 정치적 영향을 고려한 판정을 내린다는 뜻이다.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결정이 돼야 하는데 지금 OIE가 무역증진만 중요하게 생각해 쇠고기 유통을 어떻게 원할히 시킬 것인지를 고려해 판단을 내린다면 역사에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 OIE 쪽 반응은?
  
  "자기들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자기들이 결코 정치적으로나 무역만을 따져서 판단하는 건 아니라며 아직 어떻게 결정될지는 모른다고 했다. 최종결정은 총회를 통해서 결정될 사안이다. 우리의 주장을 충분히 고려하겠지만 OIE 결정에 대해서는 믿어달라고 했다."
  
  - 미국측 대표단이 반응을 보였다는데?
  
  "미 대표단을 만났다. 그들은 한국이 의회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놀랍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기네들이 잘 하고 있다고, 광우병이 발생해도 미국 국민들의 쇠고기 소비가 줄지 않는 건 그만큼 관리를 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미국민들의 소비문화와 한국인들의 소비문화가 다르다고 말했다. 광우병은 연령이 어릴 수록 안전한데 미국인들은 주로 20개월 미만의 송아지를 많이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뼈, 머리, 사골, 발목, 꼬리, 내장까지 먹는 식문화를 갖고 있기 대문에, 우리는 엄청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미국 대표단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 다른 국가 대표단들과의 교류는?
  
  "일본과 대만 대표단을 만났다. 그러나 대만은 중국이 이번에 OIE에서 대만을 축출하려고 하고 있어서 그것을 막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도 정치, 외교적 입장을 고려해 위험성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본하고는 어느정도 공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불투명하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 한국 대표단은 어떻게 하고 있나?
  
  
"OIE의 의장과 사무총장을 함께 만났으며 각국 대표단도 같이 만났다. 대표단도 우리의 우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위와 같은 의견을 대표단이 OIE 총회에 제출했고 미국측이 그것 때문에 '발칵'했다. 한국이 FTA 협상을 통해 자국의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OIE에 이런 의견서 내는 건 무슨 행동이냐는 것이다."
  
  - 농림부의 행보가 기존 정부의 입장과 다소 달라보인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위험통제국' 등급을 받는다고 해서 우리가 뼈 있는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역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미국과 협상을 했다. 우리도 우리의 식문화의 특수성을 들어 언제든지 위생조건을 다시 체결할 수 있다.
  
  미국이 이렇게 허술한 통제제도를 갖고 있는데도 '위험통제국' 등급을 받는다면 OIE가 정치적이고 무역을 증진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조직이란 뜻이다. OIE의 결정은 '뼈 있는 쇠고기 유통 여부'에 대한 결정이 아니고, 특정위험물질(SRM) 위험이 있는 부위를 유통시키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위험통제국' 등급을 받는다고 해도 위험물질만 유통시키지 말라는거지, 뼈는 국가간 협상을 통해 수입 여부를 조절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뼈를 유통시키지 말라'는 강한 규정을 적용시키기 위해 대표단이 그런 입장을 내는 거다. 미국은 어느 나라에도 뼈를 유통시킬 수 없는 강제규정이 적용돼야 한다.
  
  농림부 장관도 계속 OIE 규정이 구속력 있는게 아니라는 답변하고 있는데, 그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이 통제국 평가를 받으면 수입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위생검역에 대해 너무나 무지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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