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3 ⓒ프레시안무비 | |
어쨌든 난 <스파이더맨3>를 아직 보지 않았다. 시사회를 오라는 소리도 없었고(이런 영화는 나 같은 사람까지 시사회를 챙기지는 않는다. 볼려면 보고 싫으면 말아라인데, 특히 브에나비스타로부터는 2001년인가 2002년에 <진주만>으로 사이가 틀어진 이후 시사회에 오라는 얘기를 단 한번도 듣지 못했다. 그런 걸 보면 브에나비스타는 참으로 막강하고 센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수백만의 관객들이 몰려 가는데 성급하게 나까지 한표 더 얹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1, 2편에서 다 한 얘기, 3편까지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포스터만 봐도 다소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운서 상무가 이 소리를 들으면 엄청 섭섭해 하겠지만 나 한 사람 정도 삐딱선을 탄다 한들 이 영화의 대박 흥행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다. 지난 주에는 <스파이더맨3>말고도 챙길 영화가 너무 많았다. 이성강 감독의 <살결>과 박흥식 감독의 <경의선>, 그리고 김동현 감독의 <상어>, 이렇게 세편이다. 모두들 스크린수가 거의 없는 영화다. <살결> 때문에 두어번 만난 이성강 감독은 그러나, 그런 점에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우, 영화 좋던데요? 데이빗 린치의 <로스트 하이웨이>에 파트리스 셰로의 <인티머시>를 합한 것 같았어요. 근데 스크린 수가 몇 개라구요?" "전국 세갠가 네갠가?(갸우뚱, 허허)" "오우..어쩌나.." "아휴 개봉하는 게 어딘데요."
살결 ⓒ프레시안무비 | |
<상어>나 <경의선>도 저예산이지만 <살결>은 1억천만 원짜리 초초초저예산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살결>은, 영화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런 영화 때문에 한국영화는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휴우, 근데 어떻게 하면 <살결>이 상영되는 중앙극장과 미로스페이스, 부산 서면CGV에 관객들을 몰려가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긴 어떨까? 영화 초반부에 무려 7분간 격렬한 섹스신이 이어진다고. 영화를 옹호하는 방식이 너무 천박하다고?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기만 한다면야 뭐가 어떻겠는가. (*이 글은 영화주간지 무비위크 277호에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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