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주의자 ,시장개방주의자로 알려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할리우드 영화개방 압력에 대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일 신임 문화장관인 크리스틴 알바넬을 통해 칸국제영화제에 보낸 60주년 기념 축사에서 "칸영화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프랑스 정부가) 문화유산을 수호해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영화 등 문화 분야는 시장개방의 '예외'가 돼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이전부터 미국식 시장경제정책으로의 변화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점에 미뤄볼 때, 그의 이번 '문화분야 예외정책' 고수선언은 의외이자 신선한 충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세계화의 움직임 속에서 프랑스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선 당연히 변화를 추구해야 하지만, 프랑스 문화의 우월성을 지키기 위해선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미국의 시장개방 공세를 단호하게 막아내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뚜렷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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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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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친미국문화주의자다. 가장 좋아하는 문학작품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등 헤밍웨이의 작품들이며, 미국 영화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 직후 바로 독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것에서 볼수있듯, 그는 격식과 절차보다는 일의 신속성과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 때문에 미국 대기업의 CEO형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 들어간 다음날 아침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볼로뉴숲에서 조깅을 즐긴 모습도 상당히 미국적인 지도자 이미지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20일 축사에서 "프랑스 정부의 (문화분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결코 단순한 정부 지원금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라고 사실상 미국을 향해 쐐기를 박은후, "문화예외정책이 영화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창작력을 북돋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로 영화산업,방송산업 등 문화분야에 대한 프랑스의 보호주의는 정부 또는 정권의 교체와 무관한 프랑스의 지속적인 정책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나는 문화적 예외를 수호해온 프랑스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해로 60세를 맞은 칸국제영화제에 대해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계 종사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행사 차원을 넘어서서 전세계의 남녀들을 결합시켜주는 거대한 가족"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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