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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한화, 비서실장 내세워 김 회장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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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한화, 비서실장 내세워 김 회장 보호?

비서실장 "청계산 갔지만 폭행 여부 모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의 주장은 지금까지 평행선을 그어 왔다. 줄곧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부자(父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술집 종업원들과 "청계산 공사장 현장에는 간 적도 없다"고 주장하다 뒤늦게 "청계산 현장에는 갔었지만 폭행 사실은 모르겠다"고 말을 바꾼 한화 측의 대립이 그것.
  
  그러나 사건의 핵심 관계자로 꼽히던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이 8일 경찰에 출두해 청계산 현장에 갔었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부자는 물론 한화 측 아무도 청계산에 가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청계산 갔지만 김 회장은 없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청계산 현장에 김 회장과 김 회장 둘째 아들, 아들의 친구는 없었다"며 김 회장 부자의 개입 여부를 부인하는 한편, 청계산 현장에서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나는 직접적인 현장에는 없었기 때문에 폭행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전한 김 실장의 진술에 따르면 '화해시키라'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김 실장은 경호원 5~6명과 함께 강남 G주점에서 종업원들을 만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청계산 현장에 데려갔으며, 청계산 현장에서 조폭이 동원됐는지 폭행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종업원들을 다시 북창동 S클럽으로 데려갔는데 그 때서야 김 회장이 도착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날 기자회견을 연 피해 종업원들은 "청계산 현장에서 김 회장이 폭행했다"고 못 박았다. 피해자 6명은 서울 마포 시경 광역수사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청계산 폭행자가 어떻게 김 회장인 줄 알았느냐'는 질문에 "아들이 '아버지'라고 불렀는데 아버지가 아니냐"고 말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동했다는 김 실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들은 "맞으러 가는 사람이 어떻게 전화도 하고 담배도 피우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납치 당하지 않을까, 아니면 회장님이 좋은 데 데려가 밥 먹고 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김 회장이 전체 일정에 동참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사건 현장 조폭 통화내역도 확인…비서실장 "모른다"
  
  김 회장 측의 불리한 정황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경찰이 조폭 오모 씨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경찰은 휴대전화 추적을 통해 사건 당일인 지난 3월 8일 오 씨가 사건 현장 2곳에 있었고, 사건 발생 전 5~6명에게 연락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출국한 오 씨에 대해 인터폴에 수배를 한 상태다.
  
  경찰은 또 김 회장의 아들과 아들 친구 이모 씨, 한화 협력업체 D토건 김모 사장 등도 청담동, 청계산, 북창동 등 사건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D토건 김모 사장의 진술도 앞뒤가 뒤죽박죽이다. 김 사장은 경찰에 소환되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북창동에는 가지 않았었다", "사건을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하다 경찰에 소환된 뒤에는 "북창동 주점에서 우연히 김 회장을 만났다", "공사 관계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했었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한화 김모 비서실장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오후 8시40분께 귀가시켰다.
  
  비서실장은 김 회장 보호용?
  
  한편 김 비서실장이 청계산 이동 행적까지 진술한 것을 두고 경찰 주변에서는 김 비서실장이 김 회장 부자를 대신해 '사법처리 대상자'로 대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관련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하던 김 회장 측이 청계산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이 밝혀지자 경찰이 밝혀낸 선까지만 혐의를 인정하기로 하되, 그 선을 비서실장으로 한정하면서 김 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를 두고 수사 관계자들은 흔히 '꼬리 자르기'라고 한다. 위협에 처하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 몸통을 보호하는 도마뱀을 빗대 쓰는 말로, 지난 대선자금 수사에서 그룹 '2인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며 유행했던 말이다.
  
  하지만 줄곧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피해자들에 비해, 스스로 진술의 신빙성을 훼손한 김 회장 측은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만으로도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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