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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재역전하자 김승연 회장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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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재역전하자 김승연 회장 '후회'?

청계산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 김 회장 압박

'보복 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후회스럽다"며 "지금이 생애 제일 어려운 시기"라고 말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김 회장의 '후회' 발언이 전해진 것은 수사 이후 처음으로 최근 경찰이 수사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이와 같은 언급이 전해진 배경이 주목된다.
  
  자택에서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은 최근 최상순 한화 부회장,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 금춘수 경영기획실장 등이 방문한 자리에서 "둘째가 피투성이가 돼 집에 들어왔는데 자초지종을 듣고 격정을 억누르지 못했다"며 "사법절차를 따르기보다 (아들에게) 남자로서 사과를 받으라고 했다가 결국 일이 잘못돼 이런 사건으로 비화됐고, 무척 후회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한화 홍보팀에 의해 전해졌다.
  
  김 회장은 또 "29세에 그룹 회장이 된 이래 지금이 제일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온갖 어려움을 다 극복해왔지 않았느냐. 임직원 모두 업무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 불리해지자 김 회장 '후회'?
  
  이와 같은 김 회장의 '후회' 발언에 혐의를 인정하는 대목은 한 마디도 없지만, 이 시점에서 다시 '부정(父情)'과 '경영'을 언급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 경찰 주변에서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김 회장 측이 상황이 불리해지고 있다고 판단해 다시 여론에 동정을 호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 근거로 지난달 29일 김승연 회장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할 때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인간적 면모', '경영능력', '효심', '부정(父情)' 등이 담긴 보도자료를 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당시는 지난달 27일 사건 의혹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뒤 경찰이 김 회장에게 '체포영장'까지 경고하며 출석할 것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출석을 연기하는 등 김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던 때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김 회장과 김 회장의 아들은 모두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경찰이 CCTV와 청계산 현장 수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자 김 회장 측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듯 했다. 오히려 비난의 화살이 경찰의 '부실 수사'로 넘어가기도 했다.
  
  그러던 중 휴대전화 추적 조사를 통해 청계산 현장 등에 협력업체 사장이 따라다녔고, 한화 측 휴대전화가 청계산 인근에서 사용된 것으로 5일 확인되면서 김 회장 측이 다시 불리해지고 있다.
  
  이밖에 일반적으로 법정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피해자들이 자신 있게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응한 데 반해 김 회장 측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점, 김 회장 측 비서실장이 협력업체 사장과 여러 차례 통화하는 등 사건에 개입된 사실이 드러난 점 등이 김 회장 측에게 불리한 정황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2년 전 김 회장의 '논현동 유흥주점' 폭행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별도로 수사에 나선 점도 혐의의 유무를 떠나 김 회장 측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회장 측, 여론 싸움에서는 완패"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목격자가 없고 증거가 빈약하다면 양 당사자 진술의 신빙성이 사건의 법적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며 "김 회장 측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 중 하나라도 거짓으로 드러나게 되면 김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있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김 회장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싸움'의 승부는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여론 싸움'에서는 한화 측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삼성이나 현대는 큰 사건이 일어나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사회적 공헌 약속을 하는 등 최대한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여 최근 들어 '반 재벌' 정서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추세"라며 "사건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김 회장 측은 사건 초기 김 회장의 업적이나 인간성을 부각하는 반면,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해 국민 정서와 거꾸로 간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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