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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끈 '에버랜드 사건', 29일 항소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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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끈 '에버랜드 사건', 29일 항소심 선고

검찰, 두 피고인에게 징역3~5년 구형

11년을 끌어 온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마침내 오는 29일 내려진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조희대 부장판사)는 3일 오후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1월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사실 관계를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변론 재개 결정을 내렸었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의 피고인인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경영진에 대해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1심에서는 각각 징역 3년(집행유예 5년)과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었다.
  
  검찰은 "형법상 배임 혐의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5년 10월 내려진 1심 선고에서는 피고인들이 에버랜드 주식을 사실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들에게 저가에 배정할 목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채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배임 혐의를 인정했지만, CB의 적정가격을 산정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해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적용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배임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만 인정했었다.
  
  검찰은 다만 재판부가 요구한 '공소장 변경'에 대해서는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변경 요구를 거부했다. 재판부는 "공소장에 피고인들의 이사의 임무 중 두 가지만 적시하고 나머지는 '등'으로 기재돼 있어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검찰은 "기초사실은 공소장에 적시돼 있고, 피고인들의 임무에 관한 것은 법적 판단의 대상이기 때문에 구체화할 필요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며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의 구형에 맞서 변호인 측은 "CB 발행과 배정 방식이나 전환가격의 적정성, CB 발행에 따른 손해의 주체 등에 대해 피고인들은 공모하지 않았고 1심 판결은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내려진 판단"이라며 반박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경제개혁연대와 민주주의법학연구회가 지난 3월 23일 개최한 '삼성에버랜드 사건의 법적 쟁점'이라는 제목의 학술토론회에서 발표된 논문 4편을 참고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했다.(☞관련기사 보기: "에버랜드 사건, 나무 말고 숲을 보자" )
  
  선고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내려진다. 결과가 어떻든 대법원에 상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의 법리적 오류를 따지는 '법률심'이어서 사실상 항소심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종료된다는 점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에버랜드 사건이란
  
  지난 1996년 10월 에버랜드 이사회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CB 발행을 결의하고, 같은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CB 125만4000여 주를 주당 7700원에 3자 배정방식으로 이재용 씨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에게 배정키로 결정한 사건이다.
  
  이에 법학자 43명은 지난 2000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에버랜드 주식을 헐값에 이재용 씨에게 넘겨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하고자 하는 불법행위"라며 검찰에 허태학, 박노빈 씨 등 당시 에버랜드 경영진을 고발했고, 검찰은 2003년 12월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두고 기소했었다.
  
  그 이후 1심 재판은 2년 가까이 진행됐고, 지난 2005년 10월 1심 재판부가 "사실상 편법증여를 위한 CB 저가발행이 인정된다"며 허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박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특경가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을 적용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하고, 에버랜드 측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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