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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호남이여 '어게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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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호남이여 '어게인 2002'

"광주의 '전략적 선택'에 국가의 명운 달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일 광주를 찾았다. 독자세력화의 깃발을 들고 처음 찾아간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범여권의 정치적 수도에서 그는 "전략적 선택"을 호소했다. 지난 대선에서 영남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다시 한 번 재현해달라는 뜻이다.

정운찬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전략적 선택'의 유력한 수혜자가 자신으로 좁혀진 데다 최근 자신에 대한 'DJ 지원설'이 나도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공격적으로 보면 라이벌이 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을 향한 '호남후보 불가론'의 메시지로도 해석될 법하다.

"광주는 리더십의 산실"

손 전 지사는 이날 전남대 특강에서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광주는 전략적인 선택을 통해 정권을 만들어냈다. 이제 광주는 그저 한 지역이 아니라 정치적 리더십의 중요한 산실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어떠한 리더십과 어떤 정권을 전략적으로 만들것인가가 우리나라의 명운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 시민들의 정치의식은 우리나라 정치의식의 선두를 달린다. 이 지역은 탁월한 정치적 리더십을 많이 배출했다"며 "리더십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봐야 한다.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서 선진평화의 미래를 창조해 우리나라를 새롭게 이끌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광주가 '우리는 당해왔다. 우리는 소수다'라는 인식에 머무른다면 그것이 객관적 사실임에도 2007년의 대선을 주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제 광주의 선택은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대결과 갈등의 정치를 포용과 융화의 정치로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착근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손 전 지사는 특히 강연에 앞서 5.18 묘역을 참배했으며 "1993년 치음으로 5.18 행사가 치러질 때 민자당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그는 강연의 상당부분을 80년 5월 항쟁을 전후한 시기 자신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소개하는 데에 할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계 민주주의에서 이런 역사가 없었다"고 5.16 쿠데타를 비판하는가 하면 "나는 유신 때 감옥 다니고 도피생활을 하던 도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전사(前史)와 자신의 개인사를 분리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나는 줄곧 햇볕정책 계승 주장"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손 전 지사는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한나라당에 이회창 전 총재가 있을 때도 햇볕정책은 계승, 발전시켜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면서 "(햇볕정책이) DJ의 것이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하면 남북관계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브랜드인 '한반도 평화경영 전략'을 강조하며 "북한 경제를 재건하고 발전시키켜야 한다. 북한경제의 재건 10개년 계획을 우리가 같이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향해선 "많은 사람들이 포용정책이 흐름이라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면서도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없어서 나보고 나가라고 했다"며 "냉전적인 논리로 북한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한국이 자동차를 팔고 쇠고기를 팔고 하는 차원이 아니다. 세계 3대 시장 동북아에서 한국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본다"고 DJ의 시각과 궤를 같이 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비노비한(非노무현-非한나라당)의 정치적 스탠스를 견지하며 당분간 독자행보를 지속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지역적, 이념적으로 편가르기가 돼 있다"면서 "재보선에서 봤지만 국민들은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고 부패한 정치를 심판한다. 낡은 정치를 걷어차고 새로운 정치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보선에 대응하는 정치권의 자세는 아직도 편가르기와 갈등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안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한다"며 "그래서 활로가 찾아지겠냐"고 정치권 일반을 싸잡아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2일 대구, 3일 부산으로 이어지는 특강정치를 계속한 뒤 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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