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노릇이다. 미 영화계와 언론계가 지난주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어떤 작품이 1위를 차지했는지에 대해 그리 궁금해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대신, 모든 관심은 벌써부터 이번 주말로 쏠려 있다. <스파이더 맨 3> 탓이다. 과연 이번 작품이 2002년 <스파이더맨>의 첫주 흥행성적 1억 1,480만 달러, 그리고 2004년 <스파이더맨2>의 첫주 1억 8,000만 달러의 흥행기록을 뛰어넘을 수있을까? <스파이더맨 3>를 시작으로 과연 할리우드가 올 여름 장사에서 대박을 기록할 수 있을까? 등등에 미 영화계의 전 관심과 촉각이 집중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쨌거나 이런 와중에 <디스터비아>가 4월 마지막 주말(27~29일)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정상자리를 지켰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5,218만 달러. 5월 블록버스터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 이 작품을 배급한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로선 만족스런 흥행 성적이라고 하겠다. 생과 사의 중간지대에 갇힌 주인공을 내세운 디즈니의 초자연 스릴러 <인비저블>은 760만 달러를 벌어들여 2위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다. 2002년도 스웨덴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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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의 최대이변은 3위의 <넥스트>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연방수사관으로 등장해 조만간 닥쳐올 핵 전쟁을 막기 위해 벌이는 영웅적인 모험을 그린 SF 액션물로, 대중의 호기심을 끌 만한 흥행요소들을 두루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십대 아마추어 수사관(<디스터비아>)에 밀리는 흥행 약세를 나타낸 것. <고스트라이더>의 흥행성공으로 티켓파워를 입증하는 듯했던 니콜라스 케이지로선 <넥스트>의 부진으로 엇갈리는 명암을 경험하게 됐다. 지난 주 새로 개봉된 작품들 중에서는 미국 내 인지도가 높은 레슬링 선수 스톤 골드 스티븐 오스틴이 무인도에 갇혀 인터넷 리얼리티 쇼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말그대로 목숨걸고 싸워야하는 죄수로 등장하는 <사형수(The Condemned)>가 9위로 박스오피스 10위권에 겨우 진입했다. 박스오피스 상위 12편이 벌어들인 총 수입은 6,290만달러로, 전년대비 30%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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