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가족의 달'이었던 5월은 언젠가부터 '헐리웃 블럭버스터의 달'이 되었다.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스파이더맨3>의 개봉을 오매불망 기다려왔을 것이다. 공휴일이 낀 주를 제외하고 보통 목요일이나 금요일날 영화가 개봉되던 것과 달리, <스파이더맨3>가 '전세계 동시 개봉'을 추진하느라 무려 화요일 개봉을 결정하는 바람에 다른 영화들 역시 개봉을 주초로 앞당겼다. 과연 <스파이더맨3>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기대된다. <아들>과 <이대근, 이댁은>은 가족의 달에 걸맞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각기 상이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장진 감독의 영화는 어떤 장르이든 감독만의 유머와 개성을 담고 있고, <아들> 역시 그러하다. <이대근, 이댁은>은 젊은 세대에는 코믹한 에로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다양한 경력의 배우 이대근이 본격적으로 컴백해 주연을 맡았고, 그외에도 이두일, 정경순, 박원상, 안선영 등 개성파 연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영화다. 그런가 하면 재일교포인 최양일 감독을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영화,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도 드디어 한국에서 정식 개봉한다. 최근 한국영화로 진출했으나 비평과 흥행이 크게 엇갈린 <수>만으로 최양일 감독을 평가할 수는 없다.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마이 베스트 프렌드>와 션 엘리스 감독의 <캐쉬백> 역시 주목해야 할 영화. 파트리스 르콩트의 프랑스식 '썰렁한' 코미디는 한국관객들이 선호하는 코미디 정서와 묘하게 엇갈리는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오랜 관록으로 영화를 찍어온 감독인 만큼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그러면서도 역설의 유머를 잃지 않는 색다른 코미디를 선보이고 <마이 베스트 프렌드> 역시 그런 르콩트식 장기가 잘 묻어있는 작품이다. 반면 <캐쉬백>은 감독의 데뷔작으로서, 신인감독다운 재치와 화장실 유머마저도 귀엽고 시니컬하게 승화해내는 영국식 코미디의 전통이 살아있다. 한편 <쉬즈더맨>은 <쉬즈올댓> 이후 세워진 헐리웃의 틴에이저 코믹 로맨스물의 전통을 충실히 이어간다.
. | 스파이더맨3 감독 샘 레이미 주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랑코 |
외계에서 온 수수께끼의 물질 심비오트에 감염된 스파이더맨은 검은 옷의 스파이더맨으로 변하고 한층 강력해진 힘을 마음껏 즐긴다. 한편 피터의 직장동료인 에디는 심비오트에 감염돼 강력한 악당 베놈이 되고, 피터의 삼촌을 죽인 진범은 방사능에 노출된 뒤 초능력을 얻은 샌드맨, 피터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메리제인 때문에 피터와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했던 해리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 뉴 고블린이 된다. 스파이더맨은 이들 악당들 뿐 아니라 자기자신과도 싸워야 하며, 스파이더맨이 피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메리 제인과도 사랑을 지켜나가야 한다. 올 여름 블럭버스터 시즌을 여는 첫 작품이자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 | 아들 감독 장진 주연 차승원, 류덕환 |
살인자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아버지가 하루 외출을 허가받고 15년만에 아들을 만나려 한다.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아들을 만나기를 고대하는 아버지. 그러나 생전 처음 보는 살인자 아버지를 맞아야 하는 아들은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과연 아들은 아버지를 받아줄 것인가?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류덕환이 차승원의 아들로 출연한다. 모든 장르의 영화를 자기 식 스타일로 뒤바꿔내는 장진 감독이 스릴러(<박수칠 때 떠나라>), 조폭영화(<거룩한 계보>)에 이어 이번에는 부성애를 다룬 신파멜러에 도전한다.
. | 이대근, 이댁은 감독 심광진 주연 이대근, 이두일, 정경순 |
집안일에 별 관심없이 아내에게만 모든 것을 맡겨온 이대근. 아내가 죽은 후 막내는 실종되고 아버지를 우습게 아는 자식들은 제갈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아내의 제삿날이 돌아오자 이대근은 자식들을 모두 불러모으기로 결심한다. 어머니의 제삿날이라 집으로 향하긴 하지만, 이들이 한집에 모여 제사를 지나는 일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어느새 밤 12시, 이 집안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불후의 명작>(2000)으로 데뷔한 심광진 감독이 무려 7년만에 내놓는 두번째 영화로, 왕년의 스타 이대근의 이름을 딴 제목인 데다 그가 주연으로 컴백해서 더욱 화제가 된 영화다.
. | 마이 베스트 프렌드 감독 파트리스 르콩트 주연 다니엘 오떼이유, 다니 분 |
골동품 딜러로 하루하루 바쁜 프랑수아는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다는 걸 자랑하지만, 어느 날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동료인 카트린은 그가 열흘 안에 진정한 친구를 과연 찾아낼 수 있는지 내기를 건다. 믿었던 모든 친구들에게서 냉담한 대접만 받고 상심해 돌아서던 그는 우연히 택시운전사 브루노를 만나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거리낌없이 친해지는 그에게 친구 사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걸 온 브릿지>, <친밀한 타인들> 등 따뜻하면서도 역설의 코미디를 만들어온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근작이다.
. | 쉬즈더맨 감독 앤디 픽맨 주연 아만다 바인즈, 채닝 테이텀 |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 행세를 하며 남자 기숙사에 잠입해간 말괄량이 바이올라. 우여곡절 끝에 룸메이트인 듀크와도 친해지고 학교에서 킹카로 인기도 얻게 된다. 그 와중에 바이올라는 듀크에게 연정을 느끼게 되지만, 듀크는 학교의 퀸카 올리비아를 좋아하고, 올리비아는 바이올라를 좋아하게 된다. 세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를 연상시키는 <쉬즈더맨>은 남장여자 플롯과 오해와 거짓말이 빚어내는 소동극을 합친 전형적인 틴에이저 로맨스 코미디이다. <왓 어 걸 원츠>에 출연한 아만다 바인즈와 최근 <스텝 업>에서 멋진 춤솜씨를 보여준 바 있는 채팅 테이텀이 주연을 맡았다.
. | 캐쉬백 감독 션 엘리스 주연 션 비거스태프, 에밀리아 폭스 |
실연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미대생 벤은 상처를 잊기 위해 수퍼마켓에서 야간 일자리를 구한다. 원하는 때에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는 그 시간동안 수퍼마켓을 찾은 여자손님들의 몸의 아름다움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샤론에게 조금씩 끌리게 되면서 그의 그림은 점차 샤론의 그림으로 꽉 차게 된다. 포토그래퍼 출신 감독다운 상상력이 유쾌한 영국식 유머와 잘 어우러진 로맨틱 코미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쿼디치 팀 주장으로 나와 주목을 받았던 션 비거스태프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호랑이와 눈> 등에 출연한 에밀리아 폭스가 주연을 맡았다.
. |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 감독 최양일 주연 키시타니 고로, 루비 모레노 |
최근 <수>로 한국영화에 진출한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의 1993년작으로, 그해에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한편 일본 내 각종 영화상을 모두 흽쓸 정도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크게 성공했던 영화다. 우리나라에도 이 작품 때문에 최양일 감독의 이름이 알려졌다. 재일교포인 강충남은 친구가 운영하는 택시회사에서 기사로 일하지만 관심사는 여자를 꼬시는 일밖에 없다. 일본여자 사귀는 것은 엄마가 반대하고, 한국여자들은 그를 거들떠도 안 보는 상황에서, 그는 엄마의 술집에서 일하는 필리핀 아가씨 '코니'에게 온갖 거짓말로 작업을 걸어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코니에게 거짓말이 들통나고, 일하던 택시회사는 야쿠자 손에 넘어가는 등 위기가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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