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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영화팬을 위하여!

[할리우드통신] 4월에 나란히 70세 생일맞은 잭 니콜슨과 줄리 크리스티

파고 파도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은 배우들이 있다. 이런 배우들에겐 나이의 무게가 짐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다. 젊은 시절과 같은 카랑카랑한 맛은 다소 사라져도 나이가 한 살씩 더 얹혀질 때마다 얼굴에 새겨지는 주름살 하나하나만으로도 관록과 카리스마를 자연스럽게 뿜어내기 때문이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두 명의 남녀 배우가 4월에 나란히 70번째 생일을 맞았다. 한명은 최근 <디파티드>에서 놀라운 악인 연기로 팬들을 새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잭 니콜슨, 또한명은 <닥터지바고>, <샴푸> 등의 작품을 통해 '스크린의 연인'으로 사랑받아온 영국 여배우 줄리 크리스티다. 영국 가디언지는 두 배우가 '배우에게 정년이란 없다'는 말을 입증하듯 70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배우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줄리 크리스티 경우 할리우드를 떠나 유럽에서 주로 활동해 국내 관객들과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올 봄 개봉된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려 40여년에 걸친 결혼생활은 물론 모든 과거를 잊어버리는 여주인공 피오나를 열연해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어웨이 프롬 허>는 올해 27살난 배우 사라 폴리의 감독 데뷔작. 폴리는 몇해전 원작소설을 읽고 영화를 구상한 직후부터 피오나 역할은 대선배 크리스티 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확신했으며, 무려 1년동안이나 크리스티를 설득한 끝에 어렵게 출연승락을 얻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는 가디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망설였던 이유에 대해,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를 연기해야한다는 부담감때문이었을뿐 감독의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라의 놀라운 재능을 잘 알고 있었던만큼 그의 첫영화에 출연하는 기회를 다른 배우에게 빼앗기지 않고 싶었다"는 것. 크리스티는 이 영화를 통해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60년대엔 나도 늙을 수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네 아이를 둔 워렌 비티를 보게되면 인생이란게 뭔지 이해가 되는 것같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과거 연인이었던 비티에 대해 "내게 정치적 인식을 갖게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잭 니콜슨은 19살 때 첫출연한 로저 코먼 감독의 <크라이 베이비 킬러>부터 <이지라이더>, <파이브 이지 피시스>, <샤이닝>,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 <배트맨>, <호파>, <이보다 더 좋을 수없다>, <어바웃 슈미트>에 이르기까지 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광적인 캐릭터부터 코믹하고 소심한 인물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 폭넓은 연기력을 펼쳐보여온 배우다. 가디언은 "7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반짝이는 별"로 니콜슨을 부르면서 "진정으로 위대한 배우"로 평가했다. 특히 가디언은 니콜슨과 가까운 동료 후배 배우,후배 감독들로부터 각각 축하 메시지를 받아 눈길을 끌기도. 데니스 호퍼,캐시 베이츠, 롭 라이너, 수전 서랜든 등은 '내가 알고 있는 잭'을 주제로 한 글에서 걸출한 배우이자 삶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그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지 라이더 ⓒ프레시안무비
▲ 데니스 호퍼(배우 겸 감독, <이지 라이더>에서 잭 니콜슨과 공연) 잭은 훌륭한 대화상대이자, 충성스런 친구다. 67년 로저 코먼의 <여행>이란 작품에 같이 출연했었는데, 코먼감독이 출연료 대신 우리에게 필름을 주고 주말에 밖에 나가서 영화를 찍어보라고 했던 것이 <이지라이더>를 함께 만드는 계기가 됐다. 잭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토크쇼에 출연하지 않는게 매우 애석하다. ▲캐시 베이츠(배우, <어바웃 슈미트>) <어바웃 슈미트>에 같이 출연하게 됐을 때, 잭이 매우 프로페셔널하다는 점에 놀랐다. 왜냐면 그에 대해 '악동'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발가벗고 목욕하는 신을 찍은 후 욕조에서 나오려고 일어섰을 때,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면서 "정말 아름다워 허니"라고 말해줄정도로 친절하기도 했다. 촬영하는 동안 나를 '베이츠 모텔(<사이코>에 등장하는 모텔이름)'로 부르며 놀리기도 했는데,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별명을 붙여주고 부르면서 친해지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때론 너무 추상적으로 말을 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롭 라이너(감독, <어 퓨 굿맨>) 잭이 말론 브랜도를 언제나 존경해왔듯이, 배우들은 잭을 그렇게 존경하고 있다. 그는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배우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은 , 그가 얼마나 창조적인가 하는 점이다. 잭은 그림솜씨가 훌륭하며,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다. <어 퓨 굿맨>때 첫 대본리딩을 하는데, 잭이 어찌나 열연을 펼쳐보였는지 톰 크루즈 등 젊은 배우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가하면 상대방을 위해 대사만 해줘야할 때도 절대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좀 쉬엄쉬엄하라고 내가 그러니깐 잭은 이렇게 말했었다. " 아니야 롭, 당신은 내가 얼마나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는 모양이군." ▲수전 서랜든(배우, <이스트윅의 마녀들>) 잭은 친절하고 장난꾸러기이며, 재밌고 용감한 배우다. 사람들로부터 그가 바람둥이란 소문을 많이 들어왔으며, 실제로 그렇기도 했다. 어쨌든 분명한 점은 그가 여자들에게 매우 다정하며 매력적이고 친절한 남자란 사실이다. ▲로버트 타우니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 <차이나타운>) 내가 잭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MGM 만화 파트에서 일하던 18살난 심부름 소년이었다. 우리는 함께 연기수업을 듣기도 했었는데, 그때 그는 즉흥연기로 나를 거의 기절시키곤 했었다. 한번은 매우 화가나서 내게 찾아온 적이 있었다. 실업수당을 받으러 관공서에 갔더니, 직원이 그에게 "연기대신 제대로 된 진짜 직업을 얻으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잭에게 "넌 무비 스타가 될거야, 그럼 나는 널 위해 시나리오를 써줄게"라고 말했었고, 그때의 약속을 <차이나타운>으로 지킬수 있었다. ▲팀 버튼(감독, <배트맨><화성침공>) <배트맨>을 찍을 때 그는 더없이 든든한 지원자였다. 내가 어려움을 겪을때마다 그는 " 원하는대로 밀고 나가라"라고 북돋아줬다. <화성침공>때는 어찌나 진짜 대통령같은지, 그가 출마한다면 뽑아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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