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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정운찬-손학규, '新3강'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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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동영-정운찬-손학규, '新3강'의 출현?

'스타트 라인' 앞으로…親盧 주자들도 기지개

구(舊)여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정동영 전 의장이 13일 2개월 여 간의 '탈(脫)여의도' 행보를 마치고 "통합에 도움이 되는 분은 당 안팎을 불문하고 누구라도 광폭으로 만나가겠다"며 현실 정치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때 맞춰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정동영 복귀…'신3강' 신호탄?
  
  정 전 의장은 "시민사회단체 인사, 학계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을 만나서 의견을 구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거론되는 범여권 대선 주자군과도 만나 평화와 미래, 그리고 통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전 의장의 복귀 후 구상은 구여권 대선주자들의 연대 틀 형성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구여권 안팎의 각계 인사들과의 접촉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후보들 간의 공생 속 경쟁 관계를 촉발시키려는 정 전 의장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정운찬 전 총장, 손학규 전 지사는 물론이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도 정 전 의장이 만날 상대로 거론된다.
  
  그러나 정 전 의장 측은 "틀을 만들거나 통합을 주도하고 나서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경계했다. 기존 정치권의 유력주자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비쳐질 경우 후보 연대 자체가 난기류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꾸준히 제기되는 탈당설에 대해선 "관심사가 아니다"고 잘랐으나 탈당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확언도 없다. 상황 전개에 따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어둔 셈이다. 탈당을 포함해 정 전 의장의 행동반경을 가늠할 만한 관건은 그가 빠른 시일 내에 대선후보로서의 유의미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다.
  
  당 내의 조직력이 느슨해진 게 사실이고 5% 안팎의 지지율로는 어떤 행보도 관심을 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두 자릿수 지지율 회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동영-정운찬-손학규 사이의 3각 구도가 부각되면 구여권의 대선경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일정한 지지율 상승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전 의장이 유난히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온 것과 연동된 해석이다.
  
  정동영-정운찬-손학규, 공생 속 경쟁 모색
  
  이같은 분석이 아니어도 구여권 대선경쟁이 종국에는 정동영-정운찬-손학규 3각 구도로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10여 명이 난립한 후보군 가운데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진 주자들은 현재까지는 이들 세 사람 뿐이기 때문이다.
  
  정 전 의장은 호남 출신이라는 조건과 구여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에 대한 장악력이 가장 높게 평가된다. 정운찬 전 총장은 충청권 출신이라는 강점과 참신한 이미지가 영입 1순위로 꼽히는 요인이다. 손학규 전 지사는 누가 뭐래도 이명박-박근혜에 이어 가장 높은 대국민 지지도를 무기로 갖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을 축으로 한 구도는 오래지 않아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의 현실정치 복귀와 일치하는 시기에 정운찬 전 총장과 손학규 전 지사도 발걸음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정 전 총장은 12일 한 강연에서 "스스로 준비한 뒤 기회가 오면 용기 있게 나아가야 한다"고 정치참여를 강하게 시사하는가 하면, 열린우리당 정대철 고문을 만나선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했다"고 밝혔다. 4월 안에는 모종의 액션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손학규 전 지사도 한나라당 탈당 후 처음으로 1박2일 일정으로 경북을 방문 중이다. 오는 24일 경에는 부산을 찾아 지지모임인 '동북아 부산포럼'과 간담회를 갖기로 하는 등 그동안의 잠행에서 벗어나 대외활동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은 적지 않은 위기요인도 동시에 갖고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은 '호남후보 필패론'과 노무현 정부 및 열린우리당 실패의 책임에 가장 크게 속박된 사람이다. 정운찬 전 총장은 낮은 인지도와 정치경험의 부족 등이 꾸준히 지적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정치권 문턱 앞에서 너무 재는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한다. 손 전 지사는 탈당의 멍에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친노주자들도 잰걸음
  
  이들을 위협하는 요인은 또 있다. 한미 FTA 특수를 계기로 전무후무한 영향력을 쥐게 된 노무현 대통령을 배경으로 친노그룹의 대선주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한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내륙운하 구상을 "무지, 무모, 무책임한 3무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역으로 '한강하구 준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정치적 의미 부여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또한 한명숙 전 총리는 최근 열린우리당 소속 여성의원들과 가진 모임에서 "대선전에 뛰어들 확신이 생겼다"고 출전 의사를 밝혔다. 한 전 총리가 13일 "노 대통령과 각 정당 대표들이 만나 '개헌추진 공동선언'을 발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설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유 장관이 실패한 장관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법 진통 속에도 유 장관의 사의표명 수용을 미룬 노 대통령의 배려도 이같은 정황과 무관치 않다.
  
  반노 전선에선 김근태 전 의장,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이 한미 FTA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거리를 좁혀가고 있고, 문국현, 박원순, 강금실 등 외곽의 인사들의 행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도 하루 걸러 하루씩 나온다.
  
  물론 구여권의 대선경쟁이 아직까지는 지지율 1~2%대 주자들 간의 '도토리 키재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노 대통령의 건재한 영향력, 정계개편을 통한 판 정비도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점도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불허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후보난립이라는 공멸의 길을 택하지 않는 이상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박근혜-이명박 경쟁의 승자와 맞붙는 건 자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정동영-손학규-정운찬의 '신3강', 이해찬-한명숙-유시민 등 '친노 3강', 혹은 한미 FTA를 고리로 한 김근태-천정배 등 '반노 동맹'의 길항과정이 당분간 구여권의 대선 전망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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