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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은커녕 '소통합'도 지리멸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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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통합'은커녕 '소통합'도 지리멸렬

'신당'-'통합교섭단체', 단어만 같은 '동상이몽'

구(舊)여권의 통합논의가 갈수록 지리멸렬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모든 세력이 뭉치는 '대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 여기에 열린우리당을 기득권의 진원지로 지목하는 민주당, 통합신당추진모임, 민생정치모임 등이 여러가지 '소통합' 구상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어떤 쪽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논의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구여권 정파와 국민중심당이 함께 통합교섭단체를 구성해 신당의 모태로 삼는 방안과 교섭단체 구성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이다.
  
  통합교섭단체, 이해는 맞아떨어지지만 내부 진통
  
  통합교섭단체 구성 논의는 지난 4일 통합신당모임의 이강래, 강봉균, 민주당의 이낙연, 신중식, 민생정치모임의 유선호,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등이 연쇄접촉을 가지면서 주목받았다. 각 세력은 지난 주말 골프회동을 통해 통합교섭단체 구성을 포함한 통합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 주말에도 회동을 계획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교섭단체 논의가 표면화된 데에는 일정부분 각 세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원외의 지원사격을 받은 '박상천 체제'의 출범 후 사실상 원내로 활동공간이 좁아지면서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통합신당추진모임은 대통합의 선도를 자처하며 탈당했으나 2개월이 넘도록 이렇다 할 독자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조급해졌다.
  
  한미 FTA 반대의 최전방에 선 민생정치추진모임은 협상 타결에 비교적 비판적인 민주당, 국민중심당까지 포괄해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눈을 돌렸다.
  
  이같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통합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주장이 공감대를 모은 듯 보였으나 내부적인 이해관계 조율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전권을 부여받은 박상천 대표가 과연 원내의 독자적 활동을 인정해 줄 것이냐 하는 내부적인 조정의 문제가 남아있다.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바람과는 달리 현역 의원들이 외부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통합신당추진모임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전후해 극심한 내부혼란을 겪은 바 있고, 이와 연동해 한미FTA에 찬성하는 일부 진영에선 민생정치모임 등과 통합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게다가 민생정치추진모임은 한미 FTA에 대한 선명한 정책적 입장이 통합교섭단체 구성의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들은 신당구성과 통합교섭단체는 별개라는 입장이어서 통합교섭단체를 신당의 징검다리로 바라보는 다른 세력들과는 생각이 딴 판이다.
  
  여기에 각 세력 내부에는 통합교섭단체 구성 자체가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론과 세력 간 이합집산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부담감을 토로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그 어느 세력도 통합교섭단체의 현실화 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신당추진 동상이몽
  
  신당 논의는 더욱 가관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상반기 중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다른 구여권 정파를 모아 중도통합정당을 만들자는 구상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자체적인 대선후보를 선출하면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열린우리당의 대선후보와 12월에 후보단일화를 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통합신당추진모임은 "모임 내부의 개별의견"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5월 국고보조금 등을 고려해 차라리 독자신당을 꾸리자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모임의 한 의원은 "모임 내부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다양하게 논의 중이며 독자적인 정당으로 등록하는 문제도 선택 가능한 대안 중의 하나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이 23명이나 있는 모임인데 정당 등록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이제까지 명분을 추구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진실성을 드러내기 위해 정당등록을 추진하지 않았더니 국민들과의 소통에서 답답한 면이 있다. 민주당만 해도 전당대회를 통해 박상천 대표를 뽑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민생정치추진모임 역시 신당구성 문제에서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홍 의원은 "'도로우리당'이나 '도로민주당' 말고 정책의 입장을 선명히 하자는 취지에서 민생정치모임은 정책을 축으로 신당을 꾸리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날 모임 소속 의원 5~6명이 모여 이 같은 방향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속한 다른 의원은 "신당은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막연한 대통합이 아니라 비전과 정책에 바탕을 둔 신당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안대로라면 한미 FTA에 대한 구여권의 내부전선이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신당추진에 대한 각 세력의 입장이 동상이몽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권이 제기하고 주도하는 통합신당은 열린우리당을 배제하더라도 자칫 '도로민주당'으로 비칠 공산이 크다.
  
  구여권의 한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미래구상, 정운찬 전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외부의 세력과 대선주자들이 전혀 신당논의에 개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난감함을 토로했다.
  
  뒤집어 말하면 기존 정치권의 조급증에 의해 발동이 걸린 신당 논의에 '신선한 외부세력'이 참여할 리 만무하다는 얘기다. 천정배 의원이 대선잠룡이라고는 하나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는 구여권 소규모 정파들이 모색 중인 소통합 신당론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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