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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완성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놀랍다"

[할리우드통신] <굿 셰퍼드>로 13년만에 감독 복귀한 로버트 드니로 인터뷰

1961년 쿠바사태를 둘러싼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음모를 다룬 로버트 드니로 감독의 <굿 셰퍼드>가 오는 19일 국내개봉된다. 이 영화는 미국과 소련이 무력 충돌할 뻔했던 실화사건을 다루고 있는데다가, 당대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로버트 드니로 감독, 프랜시스 코폴라 제작, <뮌헨>의 에릭 로스가 시나리오를 맡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은 작품이다. <굿 셰퍼드>는 "CIA의 음모를 완벽하게 재현한 이성적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으며,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 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드니로가 이 작품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들인 시간은 무려 8년. 직접 메가폰을 잡기는 1993년 <브롱크스 이야기>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 <대부>, <비열한 거리> 등 숱한 작품들을 통해 배우로서 최고의 찬사와 영예를 누려온 드니로는 왜 13년만에 또다시 '연출'이란 모험을 감행해야만 했을까. <굿 셰퍼드> 한 편에 8년의 세월동안 매달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왜 40여 년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21세기 지금 이 시대에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일까. (다음은 시사주간지 타임, 언컷닷컴, 어바웃닷컴 등 영화관련 인터넷사이트들에 게재된 드니로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이다.)
굿 셰퍼드 ⓒ프레시안무비
- 어떻게 해서 <굿 셰퍼드>의 연출을 맡게 됐는가. "8년동안 이 작품을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해왔었다. 그러다가 9.11사태가 터졌고, 이제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굿 셰퍼드>는 CIA 신화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조사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는 실제 사건과 가상 상황을 혼합해 보여주고 있다. 만약 실제 사건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만 집중했다면 아마 다른 영화가 됐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분노의 주먹>을 찍을 때 실제 주인공 레이 라모타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었는데, 그런 중에도 마티(마틴 스콜세지)와 나는 우리만의 것을 이끌어내고자 했었다. <굿 셰퍼드>의 경우엔, 오랜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많은 것이 첨가되고 변경됐다. 하지만 변치않는 핵심은 정보활동, CIA, 엘리트 구성원들, 국가에 대한 충성심 등이었다. 바로 그런 점들이 나를 매료시켰다." - 원래는 존 프랑켄하이머의 프로젝트였다고 하던데. " 그렇다. 프랑켄하이머(2002년 사망)가 내게 맨 처음 스크립트를 보여줬었다. 스크립트가 마음에 들었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었고, 그때 나는 다른 영화의 스크립트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진짜 이 영화를 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프랑켄하이머에게 "당신이 영화를 만들면, 내가 2부를 만들겠다"라고 했었다. 일이 그렇게 된거다." - 그 오랜 시간동안 어떻게 기다릴 수 있었는지.드니로가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기만 하면, 언제든 연출을 할 수 있는 것아닌가. "그렇게 쉽지가 않다. 특히 이 영화에 관한 한. 늘 <굿 셰퍼드>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제작자와 배우 등등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9.11 사태가 터지면서 이제는 이 영화를 만들기 어렵겠구나 하고 포기했었는데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다시 살아나게 됐다. 특히 맷 데이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 돈을 안 받아도 좋으니 무조건 이 영화를 하겠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물론 맷이 출연료를 안 받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출연자들이 거의 다 돈을 조금씩 적게 받았다. <굿 셰퍼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겪은 그 모든 일을 돌이켜보면, 영화가 완성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놀랍기만 하다."
로버트 드니로 감독 ⓒ프레시안무비

- 배우란 점이 연출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 "가능한 많은 자유가 중요하다.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 두려워하지 말고, 나 자신을 신뢰하면서 "자, 이 방향으로 가보자"란 자세를 가져야한다. 이런 태도는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모든 창조적 과정에서 진짜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캐스팅은 어떻게 했는가. "캐스팅에 관한 한 나는 내 느낌을 중시하는 편이지, 이 배우 저 배우를 비교하며 따져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앤절리나 졸리를 서너 번 만났는데, 그녀가 배역에 대해 얼마나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느낄 수있었다. 주인공인 CIA 요원 윌슨 역은 원래 레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맡기려 했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았고, 다행히도 맷이 맡게됐다." - 이 영화에 간여하기 전에는 CIA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 "사람들이 CIA이나 KGB 요원들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는, 그늘 속에 가려져있고 웬지 불길한 그런 느낌일 것이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CIA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그들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는 사람들이더라. 그들이 직업상의 일을 하면서도 개인적인 삶을 어떻게 이어나가는지가 흥미로웠다. 바로 그것이 내가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점이다." - 영화와 관련된 조사차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도 다녀왔다고 하던데. "흥미로운 여행이었다. 현지 탈레반 지도자들 중 한 명을 만나서 차를 마시고, 여학교 건설을 위해 200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정말 다른 데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곳이었는데,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자기네들이 과거 소련군을 어떻게 무찔렀는지 보여주기도 하더라." - <굿 셰퍼드>와 <대부>를 비교하는 반응도 있던데. "두 영화간에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대부>가 비밀사회(마피아)를 다룬 것처럼, <굿 셰퍼드>도 또다른 비밀사회(CIA)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둘 다 매우 '미국적(Americana)'이란 점도 공통적이다. "
굿 셰퍼드 ⓒ프레시안무비

- 영화 속 내용이 현재 상황과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고 해야겠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 CIA와 관련된 논란(미국의 이라크전 개입과정에서 나타난 정보조작 논란 등) 때문에 연관성이 생겨난 것 같다. 현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라면 취조장면을 들 수 있겠다. 내 머리속에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벌어진 (비인권적인) 일이었다. " - <굿 셰퍼드>를 정치영화라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말하지 않겠다." - 모르는 것이냐, 아니면 말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모르겠다. 관객들은 스스로 원하는 대로 영화를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 감독으로서 영향받은 사람이 있다면. "알다시피,나는 오랫동안 마티와 함께 일해왔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마티와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에게 영화를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었다." - 연기와 연출을 비교한다면. "둘 다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늘 연출하는 것을 원해왔다. 연출은 무척 많은 헌신과 시간, 긴 과정을 요구한다. 촬영 때 테이크 횟수가 적은 감독을 좋아하는데, 그건 감독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한 장면을 찍어놓고도 또 한번 더 찍는 편이다. (연출이란) 참 까다로운 일이다." - 다음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 <굿 셰퍼드>의 2편을 만들고 싶다. 에릭 로스와 약속했었다. 만약 내가 <굿 셰퍼드>를 완성한다면, 2편 시나리오도 그가 써주기로. 1편에 등장한 모든 캐릭터들이 끝을 맞는 내용으로 말이다. 또 감독으로서 마지막 연출작은, 내가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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