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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 움직임도 막판 총력전…7시부터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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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 움직임도 막판 총력전…7시부터 촛불집회

50대 택시노동자 분신…"왜 그리 '시한'에 집착하나"

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 반대 진영의 활동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50대의 한 노동자가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분신(焚身)을 해 중태에 빠지는 등 한미FTA 반대 활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미FTA, 미국에게만 유리"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하얏트 호텔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위해 하얏트 호텔 입구에 모인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 회원 100여 명을 경찰이 4중, 5중으로 둘러싸며 기자회견을 파행을 겪었다.
▲ 한미FTA 반대 기자회견을 열려다 호텔 입구에서 경찰에 '갇힌' 범국본. ⓒ프레시안

범국본 측은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경찰은 물러서지 않고 이들을 포위한 채 계속 대치를 했다. 결국 범국본은 경찰들 속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야만 했다.

범국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부문만 봐도 미국은 '승용차 관세철폐 3년 이내, 픽업트럭 관세철폐 10년 이내'라는 양보안을 제시하는 조건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 장벽을 모두 제거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누가봐도 이것이 날강도적인 요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다시 한 번 대통령에게 묻겠다"면서 "왜 그렇게 '시한'에 집착하는가? '시한'을 넘기면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는가? 어찌 유아적 수준의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가?"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범국본은 이어 "임기가 1년도 안 남은 대통령이 어찌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며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협상 중단을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본래 자유주의 무역이라 함은 선진국이 고부가가치 공산품을 후진국에 팔고, 후진국은 농산물 등 저부가가치 상품을 선진국에 파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미국과 진행되고 있는 FTA 협상은 미국이 자동차 등의 공산품은 물론 쌀과 쇠고기 등 농산물까지 모조리 한국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또 "특히 심각한 것은 미국의 지적재산권 요구"라며 "미국의 요구대로 다 들어주면 주요 의약품 값이 올라 서민들은 병을 고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병을 못 고치는 일이 벌어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50대 택시노동자 '한미 FTA 반대' 분신…충격
▲ ⓒ프레시안

○…경찰병력과 범국본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한 택시 노동자가 분신을 해 범국본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오후 3시55분께 호텔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서 H운수 소속의 허모(56) 씨가 1.5리터 생수병에 신너를 준비해 와 온 몸에 부은 뒤 불을 붙였다. 주변에서 경비를 서던 경찰들이 급히 진화했으나 허 씨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민주노동당원이기도 한 허 씨는 민주택시노조원으로 청와대 앞에서 한미FTA 반대 1인 시위에 나서고, 각종 한미FTA 반대 강연에도 참석하는 등 한미FTA 반대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보기)

허 씨의 분신으로 인해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는 범국본의 촛불집회도 기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각 부문별 한미FTA 반대 단체의 기자회견도 잇따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한미FTA 대책위의 송기호 변호사는 이날 오전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 등급을 확정해도 우리가 '뼛조각 쇠고기'를 수입할 의무는 없다"며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논의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대책위, 지적재산권공대위,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등도 이날 오전 하얏트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로 인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되고, 약값이 폭등할 것"이라며 "한미FTA 협상 중단만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보기)

▲ ⓒ프레시안

"왜 호텔이야, 정부청사에서 하지"


○…이날 하얏트 호텔 앞에서 한미FTA 반대 진영의 기자회견이 계속 이어지자 경찰은 호텔 경비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경찰은 호텔 입구에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해 호텔을 드나드는 차량들을 철저하게 검문검색하는 것은 물론, 범국본 측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은 공항버스, 경찰 차량, 취재차량, 중국음식점 배달원 오토바이 등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출입을 막았다. 이에 호텔 안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호텔 정문과 안에서도 호텔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관광객의 불편은 이어졌다. 호텔 정문에서 삼엄한 소지품 수색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로비에도 경찰과 기자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편. 한 시민은 "왜 정부청사 놔두고 호텔에 와서 협상을 하느라 시민들 불편하게 하느냐"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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