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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린치 월드, 웰컴 투 컬트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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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린치 월드, 웰컴 투 컬트 월드

[할리우드통신] 미국 컬트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 파리에서 대규모 개인전 개최

데이비드 린치(61)의 머릿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을까. <이레이저헤드>, <블루벨벳>, <로스트하이웨이>, <트윈픽스> 등을 본 사람이라면, 이런 기묘한 작품을 만들어낸 린치의 머릿 속이 가장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밤새 뒤죽박죽 악몽을 꾸고 난 듯한 께름직한 느낌,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기억 속에 남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들이 바로 린치 영화의 특징이자 매력, 또는 괴로움일 것이다. 도대체 이 남자는 누구인가, 정상적인 인간인가 아니면 미치광이 예술가인가. 린치의 영화들 중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펀트맨>의 프로듀서였던 멜 브룩스는 린치를 '화성에서 온 지미 스튜어트'라고 부른 적이 있다. 스튜어트처럼 과묵하고 수줍음이 많긴 한데 , 마치 화성으로부터 온 듯 이곳 지구의 인간들과 다른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린치 ⓒ프레시안무비
도무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 남자, 데이비드 린치의 내면을 모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행사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다. 카르티에재단 미술관에서 지난 3일부터 오는 5월 27일까지 열리는 데이비드 린치 개인전이 바로 그것. '불타는 대기(Air is on Fire)'란 전시회 제목부터 린치답게 범상치않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기사에서 "린치 팬이라면 전시회를 통해 그의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영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아꼈던 린치답게 이번 전시회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린치는 60년대 중후반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어예술아카데미에서 회화 등을 전공했던 정통 미술학도 출신이다. 어느날 캔버스가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무빙(moving)이미지'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됐고, 결국 이것이 영화감독의 길로 그를 인도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린치가 60년대부터 최근까지 완성한 회화, 사진, 단편영화, 영화제작용 스케치, 드로잉, 설치작품 등 수백점이 전시되고 있다. 린치는 전시회 컨셉 , 전시장 디자인 , 작품 설치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담당했다고 한다. 즉, 작품 한점 한점뿐만 전시회 전체가 하나의 린치 작품인 셈이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프레시안무비
전시회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린치의 영화 및 미술작품에 있어서 미국 현대회화사의 거장 에드워드 호퍼(1882-1967)와 영국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92)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있다는 사실이다. 19세기 옛 포르노 사진 속 인물 형상을 디지털 기술을 응용해 일그러뜨린 작업은 베이컨의 그림들을 강하게 연상시키며, 텅빈 공간 속에서 한 남자가 양팔을 벌이고 총맞은채 서있는 모습을 그린 '0.9502초 전에 총맞은 남자'는 호퍼의 작품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팬들을 놀리듯 '당신은 내가 정말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나요'란 제목이 달린 회화작품도 있다. 마치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 속 한장면처럼 거실 소파에 벌거벗고 앉아 있는 여자를 향해 한 남자가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을 담고있다. 린치는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정말로 살인을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칼은 '욕망(페니스)'을 상징하는 것일까. 린치는 전시회 카탈로그에 쓴 글에서 " 그림그리기는 가장 아름답고 고독한 행위이다. 이 세상에 나와 캔버스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이라고 미술작업에 지극한 애정을 나타냈다. 카르티에재단 홈페이지(www.fondation.cartier.com)를 방문하면 린치 전시회의 주요출품작, 미술관 외부 및 전시장 내부 모습, 린치가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을 구경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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