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를 비롯해 장동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 협상이 3월 말 미국의 TPA법 최종 시한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 접어든 이 시각, 지난 1년간 싸워 온 우리는 불퇴전의 결의를 모아 우리 입장을 내외에 밝히고자 한다"며 단식 농성의 결의를 밝혔다.
"대중의 생활고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저버렸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 측이 얻은 이익이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무역구제 협상은 결국 빈 껍데기만 남았고, 자동차 분야는 상식을 뛰어 넘는 미국 측의 공세로 도리어 방어해야 할 쟁점으로 부상한 상태고, 섬유의류 분야에서의 수출 증대 효과는 거론하기 민망한 수준으로 왜소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쇠고기 분야에서는 한국 측이 뼛조각이 들어 있는 상자만을 반송한다는 위험하고 또 굴욕적인 양보안을 냈음에도 미국 측은 뻔뻔하게도 뼈 있는 쇠고기도 수입하라는 요구를 거리낌없이 하고 있다"며 "농산물 분야에서도 한국 측이 개방 예외 품목을 점차 축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 측은 개방 요구 품목의 확대를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한미 FTA 협상의 본질이 명확해질수록 정부당국의 공갈과 협박, 은폐와 탄압 시도가 도를 넘어 서고 있다"며 "지난 10일 전국 곳곳에서 농민들의 상경을 막으려는 강제연행과 불법구금이 이어졌고,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시키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법행위가 벌어졌으며, 기자와 일반시민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만행이 자행됐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우리는 노무현 정부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환장한 관료들에 대한 기대를 버린 지 오래"라며 "당신들의 심장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가를 물을 이유도, 또 쓰러져 가는 서민 대중의 생활고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강조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 역사의 심판 받는 대통령 될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는 "우리의 미래는 미국의 입 속으로 들어가게 생겼다"며 "갖가지 통로를 통해 우리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지만 모두 쇠귀에 경읽기였다"고 밝혔다.
장동화 전농 부의장은 "이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이 농업을 포기하고 굶어서 목숨을 던지려 한다"며 "우리는 이 나라 농업을 지키고 싶다. 한미 FTA를 막아낼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은 "노 대통령은 자신이 원했던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아니라 역사의 심판을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찬성과 반대를 떠나 상식이 있다면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동조 단식단을 모집한다"며 "한 끼도 좋고, 하루 동조 단식도 좋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망국적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동조 단식 문의는 범국본 상황실(02-775-250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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