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인 '2007 국민승리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오는 10일 끝날 예정인 가운데 각 대선주자 진영은 여전히 경선방식 및 시기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경준위는 '9월 경선실시-선거인단 20만 명'이라는 애초의 중재안에 각 진영이 모두 반대입장을 밝히자 '7~8월-20만 명'이라는 최종안을 마련해 이를 제안했지만 역시 반대론에 부닥쳤다. 예정된 시한인 10일까지 합의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강재섭 대표는 9일 오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합의가 안 되면 1주일이나 열흘 기한으로 활동시한을 한 차례 연장해 주고, 그래도 안 되면 직접 나서 3월을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경준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준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후보 조기등록과 관련해서도 강 대표는 "경선시기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원래 일정보다 후보등록을 앞당기겠다는 의미이지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 발 물러섰다.
李 "이중전략 버려라"…朴 "이명박 압박으로 중재안 무산"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전 시장의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시기에 대해 겉으로는 6월을 내세우면서도 경준위에서는 9월을 주장하는 '이중 전략'을 버리지 않으면 시한을 연장해도 합의가 어렵다"며 "경준위 논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당 내의 잡음만 커진다"고 박 전 대표 측을 겨냥했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의 대리인인 김재원 의원은 "원래 '9월-20만 명'으로 합의가 잘 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전 시장이 박 의원을 압박하면서 합의 무드를 깨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주자에 쏠려 중재안도 만들지 못하는 경준위는 해체시켜야 한다"며 "이럴 바엔 현행 당헌당규대로 가자"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경선 시기는 아무리 늦춰도 7월을 넘길 수 없고, 그 규모는 최소한 20만 명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 반면 내심 경선시기 연장을 바라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은 현행방식(6월-4만 명)이 아니라면 선거인단 확대를 감수하더라도 시기를 9월까지 늦춰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학규 전 지사 측의 정문헌 의원은 '9월-100만 명'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현행대로 여론조사 비율 20%를 유지할 경우 선거인단 규모는 40만 명 선에서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경준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경준위가 당원들이 공감하는 합의안을 만들 때까지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며 "양대 후보가 결심을 해줘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경준위는 다시 회의를 열어 막판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각 진영의 입장 차이가 커 일단 10일까지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준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한다고 해도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시한을 연장해도 합의는 어렵다고 본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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