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프레시안무비 | |
어쨌든 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는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가 주연을 맡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압도적이라고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30만을 조금 넘긴 수치. 정작 미국 흥행 당시에는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휴 그랜트가 여기서는 그래도 여전히 인기가 있음을 보여준다. 가볍고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그 속은 80년대 세대의 회한과 좌절, 새롭게 일어서고 싶은 욕망 등을 담고 있어 기성세대가 즐기기에도 썩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입소문에 따라 조금 더 흥행이 될 만한 작품이다.
좋지 아니한가 ⓒ프레시안무비 | |
2위 역시 할리우드 영화인 <행복을 찾아서>가 차지했다는 건, <좋지 아니한가>가 새로 개봉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대한 신선도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 점을 반증하듯 <1번가의 기적><복면달호><바림피기 좋은 날> 등 구작들은 순위에서 죽 뒤로 밀렸다. 아마도 이번 한주 정도만 더 극장가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정윤철 감독의 새영화 <좋지 아니한가>는 제목만큼 흥행은 좋지 않았다. 새로운 대안가족의 얘기를 그린 이 영화는, 그 주제의식 탓에, 아무리 익숙한 배우를 내세우고 또 코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한들, 관객들에게는 '급진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일반영화, 상업영화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 김수연 감독의 <귀여워>가 그랬고,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그랬다. 정윤철 감독은 <말아톤>으로 데뷔하자마자 마치 흥행대가급 감독으로 대우받았지만 이번 영화로 다소 쓴 맛을 보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맞는 얘기일 수 있다. 감독도 흥행이라고 하는 것, 이 사회에서 영화를 만들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균형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니발 라이징>은 토마스 해리스의 원작이나 피터 웨버의 이번 영화나 졸작이긴 마찬가지다. 아마도 그건 이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전국 16만 가까이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전작인 <레드 드래곤><양들의 침묵><한니발> 등에 빚진바 크다. <바벨>의 흥행이 반갑다. 작품성이 좀 있다 싶으면 단관개봉 아니면 관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기 쉬운 게 요즘 극장가 풍토지만 브래드 피트 주연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류의 영화가 조금씩 활로를 되찾고 있어서인지 개봉 2주째인 이 영화는 전국 2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고 있다. <한니발 라이징>보다 훨씬 더 잘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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