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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보수집회'에 이명박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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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1절 '보수집회'에 이명박만 참석

박근혜 불참…진보진영과 충돌하기도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우·보수단체와 개혁·진보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모두 현 정부를 비판했으나 내용은 제각각이었다.

진보진영에서는 현 정부를 '신자유주의 정권'으로 규정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을 주장하는 한편, 3.1절을 맞이해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현 정부를 '친북좌파정권'으로 간주하고 대북지원중단,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등 주장을 펼쳤다.

보·혁단체 회원 3.1절 '주먹다짐'보수단체 회원 5명 연행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선진화국민회의 등의 보수단체들이 '대한민국지키기·친북반미좌파종식 3·1 국민대회'(아래 국민대회)를 개최했고, 같은 시각 인근 청계광장 주변에서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원 지지자들의 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회원들이 '친일, 반통일, 군사독재 잔존세력 자성 촉구를 위한 평화의 콘서트'(아래 평화콘서트)라는 집회를 열었다. '국민대회'에 맞대응하겠다는 의도가 큰 집회였다.

경찰도 바짝 긴장했다. 시청 앞 '국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청계광장 앞으로 행진을 했고, 경찰은 이 두 세력 간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병력으로 '담'을 쌓아 직접적인 접촉을 못하도록 했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야유와 비난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그러던 중 결국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평화 콘서트' 앞을 지나던 보수단체 회원 일부가 정통들이 걸어 둔 현수막을 찢자 정통들 회원 2명이 강하게 항의를 했고, 결국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통들 회원이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입자 경찰이 싸움을 말렸고, 보수단체 회원 5명을 연행했다.

연행자 중에는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모 대표도 포함돼 있으며, 경찰은 이들을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보수단체의 3.1 친북좌파종식 국민대회에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고 있는 참가자들. ⓒ프레시안

보수단체 '국민대회'…이명박 와서 인사하고, 박근혜는 아예 불참

○…'국민대회'는 규모가 큰 데다, 오랜만에 열리는 보수단체의 '장외집회'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참석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중 이날 국민대회에 참석한 대권주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한 명뿐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전 시장도 얼굴을 내밀었으나, 국민대회 본행사가 아닌 사전행사 시간에 잠깐 참석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10여 분 만에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 국민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시장이 보수단체 회원의 안내를 받고 잇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모습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사회자는 이재오, 박찬숙 의원이 참석했다고 소개했으나 두 의원 모두 연단에 오르지는 않았다. 지난해 국민대회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연단에 올라 열띤 연설을 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손 전 지사가 국민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지만 이 전 시장의 '방문'과 박 전 대표의 '불참'은 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시장보다 더 보수적 색채를 띄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수구'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날 국민대회의 단체들과 좀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 전 시장은 지지세력의 외연을 좀 더 확대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전 대표는 정책자문단 및 정치권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었고, 손 전 지사는 YTN과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한 '3.1절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0km를 뛴 뒤,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했다. 이날 마라톤에는 원희룡(한나라당), 권영길(민주노동당) 우윤근, 천정배 의원(민생정치모임)이 참가했고, 이 전 시장도 잠시 모습을보였다.

윤장호 병장의 죽음은 김정일 때문?

○…과거부터 보수단체의 3.1절 국민대회는 극언에 가까운 현 정부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난과 화형식 등의 과격한 행동,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태극기와 성조기의 물결, 반북 교회단체들의 열띤 기도회 등으로 유명했다.
▲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 천정배 의원, 권영길 의원. ⓒ연합뉴스

이날 국민대회에도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 보수적 교회 목회자들이 오후 2시부터 40여 분 동안 '김정일 정권의 종식'을 기원하는 기도회가 열렸고, 그 이후 본대회에서는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신혜식 독립신문대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등이 연사로 나서 현 정부에 대한 맹비난과 함께 '친북좌파 세력 종식', '김정일 독재정권의 축출', '대북지원 중단',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애국세력의 대선승리' 등을 외쳤다.

다만 일부 회원들이 화형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주최 측의 만류로 시행하지 못 했다. 사회자는 또 "이회창 전 총재를 초청하려 했으나 '내부 이견'으로 초청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도 현 정권에 대한 비난은 여전했다. '대한민국 대 김정일 권투시합, 심판: 盧통장'이라는 촌극 형식의 퍼포먼스는 '김정일'이 핵무기를 갖고 '대한민국'을 공격하는데 심판인 '노통장'이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막판에 '대한민국'이 '김정일'과 '노통장'을 모두 때려 눕히는데, 사회자가 "동물만도 못한 이들을 동물이 끌어내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동물 분장을 한 진행자들이 이들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모든 연사들이 현 정부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는데 그 중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윤장호 병장이 사망한 것은 김정일이 테러단체를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용 경찰과 언론들은 들어라. 10만 명이 모였다"

○…경찰이 추산한 이날 국민대회 참가자는 7000여 명. 그러나 국민대회 사회자는 "10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자는 "어용 경찰이 대회 참가 인원을 축소해서 발표하고, 이를 언론들이 그대로 받아 쓴다"며 "언제부터 우리나라 언론들이 어용경찰의 말을 듣었느냐. 오늘 대회에는 10만 명이 참여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외쳤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저기 광장에 빈 곳이 보이느냐"며 "아무리 많게 봐줘도 1만 명도 안 된다"고 이 주장을 일축했다.
▲ 파병반대국민행동은 3월 1일 아프간에서 사망한 고 윤장호 병장에 대한 추모식과 함께 아프간·이라크에 파병된 부대를 즉각 철군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진보진영에서는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이날 정오 서울역에서 한미FTA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서울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통일연대는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집회를 연 뒤 정통부 앞 집회에 가세했다. 범국본은 차량 20여 대를 동원해 한미FTA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도 광화문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아프간·이라크 철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 뒤 고 윤장호 병장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 황우석 박사의 지지자들이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줄기세포 연구 지원' 집회를 여는 등 3.1절 오후 서울 도심은 집회의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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