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문화의 다양성이 크게 부족, 궁극적으로 이 문제가 영화산업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 18곳의 예술영화전용관 가운데 일부의 상영실적이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200%대까지 뛰어 오르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잡히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결과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조사한 '2006년 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 사업평가'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아트플러스 시네마네크워크'란 영진위가 지원하는 일종의 예술영화전용관 시스템으로 서울의 필름포럼 극장과 광화문 시네큐브 극장, 부산 국도극장, 전남 광주극장 등 전국 스크린수는 현재 18개로 돼있다. 영진위는 이들 극장을 통해 비상업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에 대한 공동배급과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런 류의 영화들이 갖고 있는 배급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이들 극장은 극장대로 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함으로써 매년 운영 예산의 일부를 영진위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지난 한해 동안 이들 18개 스크린에 지원된 영진위 예산은 약 5억2천만원선.
이번 사업평가 보고서는 영진위의 예술영화관 지원사업이 한국영화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무엇보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비상업영화 극장, 이른바 '단관극장'들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새롭게 모아지고 있으며 이는 특히 관객들이 멀티플렉스로 재편돼 있는 지금의 극장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표출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마디로 관객들이 서서히 새로운 영화, 새로운 극장문화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
시네큐브 지난 해 관객 20만명 넘어 영진위의 이번 평가는 2006년 4월 1일부터 2007년 1월 31일까지의 기간을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 1관은 이 기간동안 관객수가 전년 대비 약 7만6000명에서 9만50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24.83%포인트의 관객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네큐브는 지난 한해 처음으로 1년 관객수가 20만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네큐브 외에 필름 포럼 2관 역시 54.73%포인트, 전남 광주극장은 101.87%포인트, 그리고 대구 동성아트홀은 무려 203.22%포인트의 관객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광주와 부산, 대구 등에 있는 지역상영관들의 관객수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예술영화에 대한 지방 관객들의 '갈증'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예술영화 관객 수는 서울의 경우 16.1%포인트가 증가한 반면, 지방은 144.5%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네큐브와 필름포럼 등을 제외한 이들 지방 예술영화전용관의 경우 막대한 증가율에 비해 절대적인 관객 수는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치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예술영화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추후 비상업예술 영화 자체에 대한 투자 및 사업 행태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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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큐브에서 3월 1일부터 상영되는 <훌라걸스> ⓒ프레시안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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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아트플러스시네마 네트워크 사업을 전국 70여개 스크린으로 확대하고 단순히 상영관을 지원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마케팅 지원으로까지 적극 연계해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크게 확충시킬 계획이다. 현재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를 제외한 비상업영화,예술영화의 시장점유율은 5%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영진위는 단기적으로 이를 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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