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및 수석부위원장 선거에서 기호2번 이준안-허찬회 후보가 당선됐다.
이들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정기대의원회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111표(53.1%)를 얻어, 98표(46.9%)를 얻은 기호1번 현상윤-김종규 후보를 13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날 열린 언론노조 대의원 선거에는 총 221명의 대의원 중 209명이 참석해 94.6%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는 단일 후보를 추대하던 예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KBS 노동조합에서만 2명의 위원장 후보가 출마해 주목을 받았다. 이준안 후보는 KBS 라디오뉴스제작팀 기자 출신이며, 현상윤 후보는 KBS 시사정보팀 PD로 재직 중이다.
언론노조 정책노선에 적잖은 변화 예상
애초 언론노조 내부에서는 현상윤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됐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당초 표 차이가 얼마가 나든지 간에 1번에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언론계에선 KBS 노조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준안 후보를 지원해 현 후보 쪽이 조직력에서 밀린 점, 위원장·부위원장 후보가 모두 방송사 출신인 현 후보 쪽과 달리 기호 2번 허찬회 부위원장 후보가 지역신문(경기일보) 출신이어서 지역표가 몰렸을 가능성, 현 집행부 노선에 대한 불만 등이 '표심의 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이번 투표 결과가 현 집행부에 대한 비토의 의미라면 연말에 대선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호 1번 현승윤 위원장 후보가 현 집행부 1기의 수석부위원장이었고, 김종규 부위원장 후보는 현 수석부위원장이어서 기호 1번은 대개 현 집행부의 노선을 이어받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노조의 정책 노선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준안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언론노조가 그동안 운영돼 오면서 대중의 정서와 분리된 측면이 있다"고 현 집행부 노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지금 언론노조는 단결만이 살 길"이라며 "큰 조직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소규모 지부의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면서 "소규모 사업장과 대규모 사업장, 신문 지부와 방송 지부, 지역 사업장과 서울 사업장, 신세력과 구세력 간의 공존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언론노조는 한미 FTA 저지를 위한 3월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 FTA 2차협상 기간 중 1일 총파업을 진행했던 이들은 오는 3월 8일부터 열리는 8차 협상기간 전후 날짜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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