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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참사' 유족들 "언론 보고 사고소식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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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참사' 유족들 "언론 보고 사고소식 알아"

"선진국이라는 한국이 이럴 수 있나…"

"보호시설에서 죽은 것도 억울한데 연락은 커녕 화재 참사 현장도 보여주지 않네요."
  
  11일 새벽 발생한 여수시출입국관리사무소 희생자 유족들은 정부 당국의 안일한 사후 처리에 또 한 번 울분을 토했다.
  
  이번 참사로 숨진 조선족 동포 김성난(51.2004년 입국) 씨와 이태복(39.1996년 입국) 씨의 유족들은 12일 오후 화재가 난 출입국관리소 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루빨리 고국의 가족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씨의 형 김성태(61) 씨는 "동생이 3년짜리 취업 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연장 수속을 했기에 불법 체류도 아닌데 허가 받은 업종 이외의 영역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붙잡아 갔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일하러 왔기 때문에 돈 주면 아무 일이나 할 수밖에 없다. 고국이 선진국이라고 돈 벌러 왔는데 교포들에 대한 대우는 너무 형편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의 조카 딸 원춘희(37) 씨는 "2주 전쯤 삼촌과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잘 지낸다'고 해 그런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을 당해 너무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원 씨는 "어차피 추방될 처지였기에 집에만 가면 가족들을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며 "가족들과 알콩달콩 살아보지도 못하고 10년간 한국에서 고생만하다 억울하게 죽은 삼촌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후 처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현장에 와서도 따뜻한 위로의 말은 물론 도와주는 사람 한 명 없다. 한국 정부가 이럴 줄 몰랐다. 외국인이라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며 눈물을 삼켰다.
  
  역시 이 씨의 조카 딸 이태연(37) 씨는 "발전된 나라라는 한국에서 어떻게 사람 목숨을 잃도록 만들어 시설을 만들어 놨는지 너무 원망스럽다. 유족들에게 사고 현장도 못 보게 하고 있다. 사람 취급을 안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 이 씨 측 유족들은 이날 중국 현지 가족들과 연락을 취해 사망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대책위원회' 이철승 위원장은 "유족들은 중국에서 가족들이 빨리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아직 중국 정부가 해당 가족들의 주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들과 대책위 측은 화재 현장에 합동분향소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이 난색을 표명해 마찰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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