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27명 사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27명 사상

외국인 9명 사망, 18명 중상…쇠창살 때문에 피해 확대

법무부 여수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불이 나 보호 중이던 외국인 9명이 숨지고 18명이 크게 다쳤다.
  
  11일 새벽 4시5분께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소방당국에 의해 1시간여 만에 잡혔지만 수용자 도주 방지를 위해 설치된 쇠창살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또 보온을 위해 깔아놓은 우레탄에서 발생한 유독가스도 피해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날 화재의 원인에 대해 경찰은 방화와 누전 등을 놓고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국내에서 화재로 인해 발생한 외국인 인명피해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11일 새벽 화재…우레탄 유독가스, 도주방지용 쇠찰상로 큰 피해
  
  이날 새벽 화재는 4층 건물 중 3층 304호실에서 발생했다. 불길은 바닥에 깔아놓은 우레탄과 사물함 등을 태우고 급속히 번졌다.
  
  관리사무소에는 3층에 남자 51명, 4층에 여자 4명 등 모두 55명이 수용돼 있었으며 불이 난 304호는 7개방이 쇠창살로 나뉘어 있었다.
  
  이날 화재로 외국인 9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사망자 중 중국인 5명과 우즈베키스탄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국적과 인적 사항 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망자의 시신은 여수 성심병원과 여천 전남병원, 여수 전남병원 등에 안치돼 있다. 부상자는 여수 성심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전남대 병원 등으로 이송됐으며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면적 148㎡의 3층 내부의 집기 등을 전소시킨 이날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는 500만 원 가량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27대와 소방관 등 진화 인력 120여 명을 투입, 30여 분만에 초동진압한 뒤 1시간여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하지만 각 방에 쇠창살이 설치돼 있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쇠창살 안으로 물을 뿌리는 등 진압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보온을 위해 깔아놓은 우레탄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한 데에다 도주 방지 등을 위해 각 방 사이에 쇠창살이 설치돼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누전 혹은 방화?…젖은 화장지로 CCTV 카메라 가린 중국인에 주목
  
  화재 발생 직후, 근무 중이던 관리소 직원들이 3층에 접근해 안에 있던 외국인들을 대피시켰다. 대피한 이들은 현재 1층 관리소에 임시 보호 중이다.
  
  관리사무소에 수용돼 있는 외국인들은 여수와 순천, 광양 등지에서 불법체류나 밀입국 등의 혐의로 붙잡혀 온 이들이며, 조사를 받은 뒤 본국으로 강제송환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총 55명의 수용자들 가운데 중국인이 4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우즈베키스탄인 4명, 스리랑카인 2명, 카자흐스탄인 2명, 베트남인과 인도인, 러시아인, 이란인, 키르키스스탄인 등이 각 1명씩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304호에서 발생한 것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화재원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3층 텔레비전 뒤에서 불꽃이 일었다는 진술과 누군가가 사무소 내 감시 카메라를 휴지로 보이는 물건으로 가렸다는 직원들의 말에 따라 누전과 방화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경찰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정황은 '화재 발생 직전 한 수용자가 젖은 화장지로 CC(폐쇄회로)TV 카메라를 가린 사실'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김장완 전남 여수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불이 난 304호에 있던 수용자 중 한 명이 화장지에 물을 묻혀 CCTV 카메라를 가린 사실과 화재의 연관성을 집중 수사중이다"고 밝혔다.
  
  김 서장은 "이 수용자는 전날 오후 11시 무렵부터 3~4차례 화장지에 물을 묻혀 카메라에 붙이려 해 근무자로부터 제지를 당했다"며 "불이 나기 5~8분 전에도 이 수용자가 화장지로 카메라를 가렸고 잠시 뒤 304호와 305호 부근 천장에서 연기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또 "이 수용자는 1968년생 중국인이며 김명식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 측과의 갈등, 입소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젖은 화장지로 카메라를 가린 외국인은 이미 숨졌다. 그리고 당시 304호실에 있던 다른 수용자 7명 중 6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한 명도 중상을 입은 상태여서 경찰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서장은 "일단 김 씨가 고의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겠지만 실화, 누전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법무부 전남 여수출입국 관리사무소는 1963년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여수출장소로 문을 열었다. 현재 여수와 순천, 광양 등 전남 동부지역을 관할하는 이 사무소에는 총 55명의 직원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