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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짜 해외여행'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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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짜 해외여행' 물의

문화부 기자들 최근 3차례 외유, 1인당 5백만원씩 들기도

문화부 기자들의 '정킷(관계사가 비용을 대는 취재여행)'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언론계의 고질병중 하나인 공짜 해외여행이 또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작사 돈으로 런던 여행**

'미디오 오늘' 보도에 따르면, 일간지와 방송사 문화담당 기자 40여명(스텝 포함)은 내년 1월부터 13주동안 서울에서 올려질 영국 뮤지컬 ‘맘마미아’의 공연을 앞두고 현지 오리지널 공연을 취재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6월3일부터 7일까지 4박5일동안 공연투자사인 극단 신시, 에이콤 그리고 예술의 전당이 경비를 담당하고 런던 취재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경비는 1인당 5백여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 2억원의 돈이 사용된 셈이다.

<맘마미아 사진>

또 9월에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특별무대에서 공연되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의 제작사인 CnA 코리아도 지난 6월18일부터 25일까지 7박8일동안 공연담당 기자들의 이탈리아 현지취재 경비를 담당했다.

또한 프레시안 추가 취재에 따르면,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올 여름방학을 맞아 개봉할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제작사인 미국의 디즈니/픽사 스튜디오가 현지 시사회와 스튜디오에 대한 취재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영화담당기자들과 영화전문지 기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이런 사례가 계속 이어지자 언론계 고질병 중 하나인 ‘공짜 해외여행’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연·흥행분야의 산업규모가 커지면서 생겨나**

특히 문화부 기자들에게 최근 들어 이런 ‘취재여행’ 기회가 잦아진 이유는 공연·흥행 분야의 산업규모가 커지면서 제작사가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언론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에 ‘맘마미아’의 해외취재를 주선한 제작사도 8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다'의 경우는 6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중이다.

'맘마미아'의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맘마미아 공연은 내년 1월이지만 지금부터 언론을 통해 분위기를 띄우지 않으면 공연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기자들 앞에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해명**

하지만 취재를 다녀온 기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번에 취재를 다녀 온 이모 기자는 “사내에 전문적인 재교육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통해 취재대상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며 “이번에 취재를 간 기자들 중에도 공연담당을 맡은 지 한달도 안 된 기자가 있었는데 그런 경우 이런 취재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여행을 다녀온 또다른 기자는 “독자들이 윤리적인 입장에서 비판하면 할 말은 없다”며 “하지만 회사에 여기에 대해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런 대접을 받았다고 기사가 달라지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현지취재를 가서 개인적으로는 '백스테이지 투어'도 자비로 했고 기사에 도움이 될 다른 공연도 여러 편 보고 왔다”고 덧붙였다.

한 영화담당 기자는 “이런 문제는 문화가 산업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전체 중 80%의 기자는 이런 정킷(관계사가 비용을 대는 취재여행)에 상관없이 냉정한 기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보다는 오히려 회사 측이 기자에게 광고를 따오라는 압력을 가하거나 지면에 광고를 준 작품을 비판하지 못하게 압박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또“기자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이 관습적으로 운영되는 언론사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며 “이탈리아 오페라극장에 회사 돈으로 취재를 보내는 언론사가 한국에 있을 수 있냐”고 반문했다.

***결과는 광고성 기사**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의 도움으로 다녀온 해외취재의 가장 큰 문제는 기자들이 결국은 광고에 가까운 기사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이번 경우에도 한 일간지는 “맘마비아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이 나와 ‘댄싱퀸’ 등을 부르자 마치 스탠딩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일간지는 “매회 커튼콜 때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든 관객이 일어나 ‘댄싱 퀸’에 맞춰 춤을 주는 흥겨운 장면이 연출된다”는 기사를 실었다.

한 공연기획자는 “투자한 만큼 나온다는 뜻에서 홍보담당자들 사이에서 기자들을 ‘자판기’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을 본인들은 아는지 모르겠다”고 수억원의 거액을 들여 공짜여행을 보내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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