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반도주"…"정치낭인"…"배지 반납하라"

야3당, 與탈당파 맹비난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의 집단탈당은 당 밖에서도 뭇매를 맞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은 각각 저마다의 시각에서 여당의 '분당급 탈당' 사태를 맹비난했다.
  
  "지난4년 단맛해 취해 있던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본격적인 여권의 지각변동이 대선판세의 변화로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사실은 제 살길 찾아 야반도주 하는 것이요 치졸한 둔갑"이라고 비난과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국민도, 민생도, 염치도, 정치 도의도 내팽개치고 오직 권력욕만 탐하는 파렴치한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특히 "오늘 제 살길을 찾아 탈당한 인사에는 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 공보부대표 등도 포함돼 있다"며 "지난 4년 내내 온갖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있다가 다가오는 국민의 심판이 두려워 입고 있던 옷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배신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정 참회한다면 의원직과 그동안의 특권을 버리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지 반납해야"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참회와 반성을 하겠다면 국민들을 현혹해 가져 간 의원 배지를 반납하는 것이어야 하지 여당 탈출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는 안 된다"고 의원직 사퇴를 종용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에 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 중 대부분은 탄핵 바람에 힘입어 그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 때문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오늘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이리저리 권력과 이익을 쫓아 떠돌아다니는 23인의 정치낭인에 불과함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맹공했다.
  
  그는 특히 "정강도 정책도 없는 23명의 정치낭인 부대가 국고보조금을 받고, 국민의 이름을 팔아 정치하겠다고 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질을 한 단계 더 낮추고 국민의 정치 불신을 부채질 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교섭단체 우선인 국고보조금 배분이 못내 마뜩치 않기 때문.
  
  민주당은 교섭단체 규모의 제3당의 출현에 대한 긴장감이 역력했다. 자칫 우리당과 제3의 신당에 밀려 정계개편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상열 대변인이 "우리당의 중도개혁세력은 하루 빨리 우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동참하라"고 촉구한 것은 이를 드러낸 것. 이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배신하고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정당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며 "이번 집단탈당은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정당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