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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 대한 편견' 조장하는 교과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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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동자에 대한 편견' 조장하는 교과서, 바꾸자"

노사정위원회, 8차 교과과정 개편에 맞춰 건의문 채택

노사정위원회가 교과서 개편에 입을 모았다. 오는 2009년부터 적용되는 제8차 교과과정 개편에 맞춰, 노동과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에 있어 현행 교과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 보자는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11일 제6차 노사관계발전위원회에서 '일과 직업 및 노사관계에 대한 학교교육 관련 건의문'을 합의하고, 다음달 교과과정의 최종 확정에 앞서 16일 교육부에 이를 공식 전달했다.

"교과서가 일과 노동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하도록"

이번 논의는 한국노총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현행 교과서가 '진로교육'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일과 노동의 중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정해 왔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현행 교과서가 노동자와 노동3권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여름 한국노동교육원의 송태수 교수의 연구로 알려진 바 있다.
▲ '교학사'에서 만든 중학교 2학년 사회교과서 170쪽의 삽화.ⓒ프레시안

당시 송 교수는 현행 교과서가 노동자들의 법적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혼란'이라고 표현하고 노동자들을 잠재적인 폭도로 규정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표현이 곳곳에 존재한다고 밝혔었다.

나아가 노동자와 근로자를 혼용해서 사용하면서 청소년들에게 노동자는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나 파업 등 단체행동을 벌이는 경우에 사용하고, 근로자는 긍정적 이미지를 주는 서술에서 사용함으로써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송 교수는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노동3권의 내용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이날 노사정위원회가 교육부에 전달한 건의문은 "'진로교육'은 직업세계의 동태적 변화를 반영해 모든 직업에 대해 장기적 전망과 자긍심을 갖고 부단한 창의적 노력이 경주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정신함양교육'은 학생들이 일과 노동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또 올바른 노동관과 직업관의 함양을 위해서 8차 개정안의 중학교 2학년 도덕과목 가운데 '일과 배움-일의 놀이' 항목에서 "노동과 기능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서술하고 주요 가치덕목에 '일의 중요성'을 삽입하도록 하자"고 건의했다.

더불어 "중학교 일반사회 과목에서 '우리의 생활과 법'이라는 항목에 근로기준법과 노동3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삽입해 학생들이 노동자의 권리와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고 말했다.

노사정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건의안은 전문위원 권고문이 아니라 노사정의 합의 사항인 만큼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노사정위원회 차원에서 교육부의 향후 진행과정을 자세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8차 교과과정 개편안은 다음달 확정된다. 학교 교과과정이 개인의 사고체계의 토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문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편 자체가 개별 교과서의 구체적인 서술까지 규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노사정의 이번 합의의 취지가 8차 교과과정에 따라 새로 만들어질 교과서에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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