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연세대 교수의 신작 시집에 수록된 작품 중 한 편이 제자의 시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출간된 마 교수의 시집 <야하디 얄라숑>(해냄출판사) 151쪽에 실린 시 '말(言)에 대하여'는 1983년 발간된 홍익대 교지 제25호에 같은 제목으로 실린 김이원(당시 홍익대 영어교육과 3학년) 씨의 시와 거의 똑같다. 마 교수는 당시 홍익대 국문학과 조교수였다.
마 교수의 시는 원작 2행 '꽃에 달린 가시가 찔려 많이 아프다'가 '꽃줄기에 달린 가시가 찔려 많이 아프다'로 바뀌고 1연이 3연으로 나눠졌을 뿐 나머지는 똑같다.
마 교수는 5일 표절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모두 내 탓이다. 옛 홍익대 교지를 우연히 보다가 그때 알고 지냈던 여학생의 시가 너무 아까워서 조금 고치고 그대로 썼다"면서 "최근 제자를 만나 사실을 다 얘기했고 별 말이 없어서 양해를 한 줄로만 알았다"고 밝혔다.
표절한 시가 담긴 시집은 현재 2000부 가량 팔렸으며 마 교수는 출판사와 협의해 시집을 전량 수거하겠다고 밝혔다.
마 교수의 표절 사실은 이 시의 원작자인 제자 김 씨의 제보를 통해 언론에 알려졌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이필상 고려대 총장 등의 제자 논문 표절 논란에 이어 불거진 이번 사태가 표절에 관한 학계와 문화계 전반의 인식과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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