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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젊은 보수시대' 열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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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젊은 보수시대' 열어줬다"

손호철 교수 "민주화세력, 도덕적 해이 등 자성해야"

"국민통합은 노무현 정부의 의도하지 않은 '중요한 업적'이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28일 '한국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글에서 "국민들이 반(反)노무현으로, 그리고 그 결과 한나라당 지지로 뭉치도록 만들어줬다"면서 "특히 지역대립에 이어 새로운 사회적 갈등으로 부상하던 세대갈등을 노무현 정부가 깔끔하게 해소시켜줬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열릴 예정인 '71동지회 송년토론회' 발제문이다.

"현 정부의 의도하지 않은 중요 업적은 국민통합"

손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취약층이었던 20대와 대학생들에서 50%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젊은이들까지도 정치적으로 보수적 생각을 갖는 '젋은 보수'의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냉전주의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삼십대가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 것은 이변 중의 이변"이라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라는 포괄적인 답을 넘어서 이삼십대가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손호철 교수. ⓒ프레시안

그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한 청년실업과 폭등한 집값에 따른 절망감이 그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양극화가 가져온 민중생존권의 위기와 서민들의 삶의 피폐화가 서민들로 하여금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무슨 국가보안법 폐지고 과거사 청산이냐'며 민주개혁에 반대하고 나서게 만들고 있다"면서 "박정희 향수와 박근혜 불패신화로 상징되는 한국민주주의와 민주화운동의 위기의 핵심에는 유례없는 양극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 독선과 오만이 위기 자초해"

손 교수는 도덕적 해이, 독선과 오만 등 민주화운동세력 내부 문제도 현 위기를 불러온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영삼 정권과 김대중 정권은 측근과 자식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로 얼룩졌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아직 권력형 비리 사건은 터지지 않았으나 주요 공직자들이 부동산투기 혐의 등으로 줄줄이 낙마했다. 또 정권 차원에서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하면서도 청와대 핵심실세들은 강남 아파트를 사는 도덕적 문제점을 노정했다고 손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또 "5.18민중항쟁과 다양한 공안사건의 명예회복과 보상 과정도 민주화운동의 도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화운동의 폐해로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5.18 등의 덕으로 최고의 권력 자리에 오르고 명예를 누려 온 사람들이 거액의 보상까지 받아낸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화운동세력을 '경력을 팔아 돈을 챙기려는 탐욕의 화신들'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최소한 겸손한 자세라도 보였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를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국민 입장에서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게 오만과 독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능, 북한인권과 핵 문제에 대한 이중적 태도 등도 현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민주화운동이 조롱과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자조적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민주화운동세력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화운동진영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2007년 대선은 이 모두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71동지회'는 1971년 10월 박정희 정부의 위수령 발동 이후 대학에서 제적되거나 강제징집을 당했던 이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손호철 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등 1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아르헨티나의 '5월 어머니회'

손 교수는 이 발제문에서 민주화운동의 보상 문제를 언급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실종자 가족 모임인 '5월 어머니회'를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5월 관련단체들을 포함해) 민주화 이후 투쟁성이 사라져버린 대부분의 민주화 단체들과 달리 '5월 어머니회'는 민주화 이후에도 매주 수요일 집회를 갖는 등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월 어머니회'의 강령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 단체의 강령을 소개했다.

"첫째, 우리의 자식들은 죽은 것이 아니고 현재의 민주화 운동 속에 살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체 발굴을 거부한다. 모든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젊은이들이 모두 우리 자식들이다.

둘째, 우리는 어떠한 기념물 건립도 반대한다. 기념물 건립은 우리 자식들의 민주화 투쟁 정신을 화석화시켜 건축물과 돌 속에 가두는 것이다. 우리 자식들의 정신은 기념물이 아니라 현재의 투쟁을 통해 기념되고 계승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는 어떠한 금전 보상도 거부한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지 어떠한 금전으로도 대치될 수 없다. 금전 보상은 인간의 생명을 금전으로 격하시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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