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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놀란 올해의 극적인 사건…사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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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놀란 올해의 극적인 사건…사건…사건

현대판 '씨받이 사기사건' 등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검사들도 때때로 입을 다물지 못하는 범죄와 마주치게 된다.
  
  여자로 드러난 동거남 등 어이없는 사건도 있고, 아버지까지 숨지게 한 가족 보험사기단 등 씁쓸한 사례도 적지 않다.
  
  대검찰청은 26일 올 한해 수사했던 극적인 사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 동거남이 여자였다니… = "지금은 여성의 몸이지만 언젠가는 성전환 수술을 해 피해자와 결혼할 생각이었습니다."
  
  올 3월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남자 행세를 하며 동거녀로부터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모(26.여)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는 웃지 못할 재판이 진행됐다.
  
  키 168㎝, 몸무게 68㎏으로 여성으로선 비교적 당당한 체구인 손 씨는 2002년부터 피해자와 동거를 했다. 그는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켜주고 싶다"는 말로 성관계를 피하며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감췄고, 동거녀 가족도 손 씨를 장래의 사윗감으로 인정했다.
  
  손 씨는 "내가 사람을 때려 합의금이 필요하다", "옛 여자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고 속여 동거녀로부터 6개월 여 동안 3000만 원을 뜯어냈다.
  
  손 씨의 범행은 동거녀도 동석했던 가족 모임에서 손 씨의 조카가 자신을 가리켜 '이모'라고 말하는 순간 들통났다.
  
  ◇ 허위 고소인과 피해자가 같은 감방에 = 술에 잔뜩 취한 A씨는 대리운전 기사 B씨를 불렀으나 요금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B씨를 차로 들이받고 달아났다가 붙잡혀 구속됐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시인했던 A 씨는 법정에 서자 "대리운전 기사가 차 앞을 막았지만 사고를 내지는 않았다"고 부인하기 시작했고 B씨는 "뺑소니를 당했다"고 일관하게 증언하면서 공방은 치열해졌다.
  
  그러다 B씨는 돌연 "허위신고를 했고 법정에서 위증을 했다"고 털어놓았고, A씨는 B씨의 자백으로 풀려났다.
  
  사건의 반전은 B씨가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돼 A씨와 같은 구치소, 같은 방에 수감된 게 계기가 됐다.
  
  B씨는 강간미수 피해자의 고소 취하로 석방됐으나 "허위신고로 피의자를 구속되게 한 것 때문에 벌을 받아서 나도 구속돼 같은 방에 수감된 것 같다. 죄 짓고는 못 사는 것 같아서 사실대로 말한다"며 허위신고 일체를 털어놨다.
  
  서울서부지검의 정원두 검사는 "악연이 있는 두 사람이 같은 방에 수감된 것도 특이한 인연이지만 역시 죄 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보여 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 채팅으로 만난 여성이 보험사기단 = A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채모(여) 씨를 만나 술을 마시다가 채 씨가 차를 몰고 여관으로 가자고 하자 음주 상태인데도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A씨가 술을 마시던 주점 밖에서는 채 씨와 공모한 차모 씨 등 남자 2명이 차를 탄 채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A씨가 1차로에 들어서자 뒤따르던 차 씨 등은 차선을 바꾸는 척하면서 일부러 A씨 차와 교통사고를 냈다.
  
  이들은 이른바 '꽃뱀' 여성이 채팅으로 불러낸 남자에게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게끔 유인한 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음주운전이라는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상대 남성으로부터 보험금을 뜯어내는 보험사기단이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장형수 검사는 보험사기 전력이 있는 차 씨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 한모 씨는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채 씨는 기소유예했다.
  
  ◇ 가족 보험사기단 결국 교통사고로 가족 잃어 = 김모 씨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자 교통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기로 했다.
  
  김 씨는 아버지와 함께 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내는 데 성공했지만, 아버지는 현장에서 숨졌다.
  
  김 씨는 이 사고로 8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검찰에서 사건을 수사할 때는 이미 4억 원을 받은 상황이었다.
  
  김 씨는 어머니와 동생, 친구 등 3명과 함께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 1억20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김 씨의 범행은 단순 사망 교통사고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심야에 휴가지를 답사하기 위해 나갔다가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는 진술을 이상하게 여긴 검사가 김 씨 가족의 보험 가입 상태와 김 씨의 통화 내역을 조사한 결과 사기 전모가 드러났다.
  
  김 씨는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사고 직전 몇 분 동안 휴대전화로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져 거짓말이 탄로났다.
  
  전주지검 권현유 검사는 김 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가족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 현대판 씨받이 사기 = A씨는 부농이었지만, 무정자증으로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자식이 없었다.
  
  입양한 딸을 출가시켜 적적했던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B씨에게 무정자증이라는 말은 하지 않고 자식이 없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놓았고, B씨는 자신의 수양딸이 이혼녀인데 아들을 둘 낳았다며 이른바 '씨받이'를 제안했다.
  
  자신의 생식능력이 좋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A씨는 제안을 수락했다. B씨는 수양딸 C씨에게 A씨가 충분한 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전하자, C씨도 제안을 받아들였다.
  
  A씨와 C씨는 배란일에 맞춰 성관계를 가졌지만, C씨는 이미 애인과 성관계를 가져 임신한 상태였고 진단 시약으로 임신 사실도 알고 있었다.
  
  B씨와 수양딸은 A씨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 뒤 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몇 달에 걸쳐 4700여만 원을 뜯어냈다.
  
  점점 배가 불러오던 C씨는 아이를 낳으면 생부가 탄로날까봐 임신 6개월째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 갑작스런 낙태 수술을 이상하게 여긴 A씨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자신이 계속 무정자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피의자인 수양딸을 무혐의 처분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지만, 임신과 낙태 경위가 석연치 않은 점을 파고든 대전지검 유종환 검사의 집요한 수사 끝에 범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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