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는 20일 안희정 씨 등 친노 세력이 전날 제기한 비판을 일축하며 통합신당 추진을 채찍질했다. 그러나 신당파 내부에서도 '통합'에 대한 시각차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유력한 통합 대상인 고건 전 총리와의 관계 설정 문제에서 김근태 의장의 '거리두기'가 뚜렷해진 반면, 중도실용파는 민주당과 고 전 총리를 아우르는 범여권 통합의 시간표까지 제시하며 신당 추진을 재촉했다.
김근태 "평화번영개혁에 불철저한 이들과 타협 못해"
김근태 의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지난 4년을 겸허히 반성하고 평화개혁세력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며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지 미래로 나갈 것인지 단호한 결정을 내릴 시간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어떠한 변명과 자기합리화도 배격해야 한다"며 "뜻을 함께 하는 세력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비전과 상관없이 구차하게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발상은 안 된다"면서 "지엽적인 문제로 엉뚱한 논란을 벌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평화, 번영, 개혁에 불철저한 이들과 타협하자는 주장에 분명히 맞서 싸워야 한다"며 "지역주의에 기대거나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친노계뿐만 아니라 고건 전 총리와의 통합을 서두르는 일부 당내 세력에 대한 양면적 견제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이날 보도된 일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고 전 총리의 '가을햇볕 전략'을 비난하며 "고 전 총리와 합칠지에 대한 논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선을 그었다.
실용파 "내년 3~4월까지는 교두보 확보해야"
중도성향의 모임인 '국민의 길'을 이끄는 전병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의 상황과 판세로는 도무지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음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이라고 범여권 통합을 서둘렀다.
그는 "내년 3~4월까지는 전열을 정비해서 낙동강 전선과 같은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최소한의 반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인천상륙 작전과 같은 과감한 전략 수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기하여 내년 3~4월까지도 평화민주개혁 세력의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파죽지세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질 예정인 내년 6월을 전후한 시기는 한나라당이 흥행을 주도하는 국면이 될 것이니 그때까지 범여권이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면 12월까지 한나라당에 끌려다니게 되어 "승산 없는 최악의 대선을 치루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 2월 전대에서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해 전권을 위임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길"이라며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새로운 대안세력의 틀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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