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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아직도 '007 비밀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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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아직도 '007 비밀영업'

헐값 게임기 도심 '성행'…보름새 6억 '폭리'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불법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아직도 은밀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바다이야기' 등 게임기를 들여놓고 게임에서 딴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준 혐의(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업주 오모(55) 씨를 구속하고 영업을 도운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게임기 각 50대와 60대를 구입, 종로구 종로 3가 S게임장에 설치한 뒤 업소 내 환전소에서 경품으로 제공된 딱지 상품권을 10% 공제하고 현금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11월1일부터 12월7일까지 7억 원의 부당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종로구 낙원동 모 건물 지하 1층에 바다이야기 60대를 설치해두고 몰래 영업한 혐의로 백모(37) 씨 등 다른 일당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 씨는 12월 3일부터 12월 18일까지 보름 동안 업소를 운영해 무려 6억 원이나 벌어들인 혐의다.
  
  옥탑방 '상황실'·출입문 '영화 포스터' 위장…손님오면 '바나나', 경찰오면 '비상' 암구어
  
  경찰은 특히 이들이 업소를 운영하는 방식이 비밀 아지트를 연상케 했다고 지적했다.
  
  오 씨의 게임장은 업소 외관 전체를 검게 칠하고 그 위에 영화 포스터를 붙여 문이 없는 벽인 것처럼 꾸민 데다 업소에서 비밀 통로로 연결되는 옥탑방에는 업소 내외를 모니터로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상황실'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소 외부에 있는 보초는 무전기를 들고 있다가 손님이 오면 '바나나', 경찰이 오면 '비상'이라는 암구어를 전달해 출입자를 통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백 씨의 게임장은 '빈 라덴의 은신처'였다"며 "기습했을 때 불이 모두 꺼져 있고 아무도 업소에 없었는데 한 시간 뒤에 대형 냉장고를 들어내니 비밀통로가 드러났고 그 안에 종업권과 고객들이 모두 숨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때 대당 700만 원에 이르던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게임기가 30∼50만 원대로 떨어져 업주들이 비밀 영업할 유인이 생긴 것으로 보고 게임기의 밀거래 유통 체계를 파악중이며 불법 게임장의 운영을 근절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바다이야기' 성업 중인 이유는
  
  "소송서 이긴다더라", '판결대박' 소문 파다…헐값 게임기·중독성 고객 수요 맞물려
  
  집중단속으로 한때 위축됐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다시 시중에서 비밀리에 고개를 들고 있다.
  
  헐값이 된 게임기로 재기해 보려는 업주들의 '장사' 욕구와 게임에 중독된 고객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 등에서 예시 및 메모리 연타 기능을 갖춘 사행성 게임기로 도박장을 차려놓고 은밀하게 영업을 해 온 일당이 적발되면서 올해 한때 정국을 뒤흔든 '바다이야기'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재삼 확인됐다.
  
  경찰은 대표적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와 '황금성'이 음지에서 성행하는 원인을 게임기에 대한 투자 가치와 소수 고객의 '중독성' 수요가 맞물린 데서 찾았다.
  
  바다이야기 게임기는 합법적으로 성업 중일 때는 700만 원씩에 팔리기도 했지만 지난 7월 집중단속이 시작되면서 가격은 30만 원까지 폭락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법원에서 바다이야기 게임기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고 이들 기기가 합법 판결을 받아 나중에 '대박'이 날 수 있다는 소문이 업주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업주들이 투자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게임기를 사들이고 내친 김에 영업에까지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 3가에서 적발된 업소에는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게임기가 각각 50대와 60대씩 모두 110대가 설치돼 있었다.
  
  '판결 대박' 소문을 떠나 예전 같으면 게임기를 사는 데만 8억 원 가량을 써야 했지만 단돈 3600만 원만 들이면 됐고 게임장을 찾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업주들에게는 충분한 유인이 있었던 셈이다.
  
  경찰은 "손님이 가장 없을 때인 오전 7∼8시에도 30∼40명이 게임에 열중할 만큼 게임장이 성황을 이뤘다"며 "3000만 원을 버리는 셈 치더라도 한 달 수익이 수 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업주들이 선뜻 모험수를 던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수사에 참고한 '오락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웹사이트의 게시판에는 게임기를 사고 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기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 3가 업소와 낙원동 업소는 1달 동안 7억 원, 보름 새 6억 원의 부당수익을 올렸고 24시간 영업 중 만원을 이룰 때도 드물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최고 250만 원까지 딸 수 있는 메모리 연타와 해파리 같은 것들이 나오는 예시의 이미지를 잊지 못하는 중독 고객들이 많다"며 "다른 시시한 게임은 못하는 이들이 '종로에 가면 진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속속 이들 업소를 찾아왔고 '삐끼'를 통해 입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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