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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2006년…새해 노사관계도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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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2006년…새해 노사관계도 험난하다"

2007년 노사관계 어떻게 달라질까?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뿐 아니라 2006년 노동계 역시 굵직굵직한 일들이 유난히도 많은 한 해였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에 한국노총과 노동부, 경총 등이 전격적인 합의를 이뤄내면서 당초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3년간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3년 간 국회에서 계류됐던 비정규직 법안이 지난달 30일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각기 완전히 엇갈린 길을 걷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하이닉스-매그나칩, 기륭전자, KTX 여승무원 등 '장기투쟁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싸움들을 외주위탁된 파견 노동자를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물고 새로이 떠오르는 새해의 노동계는 어떨까? 한국노동교육원의 은수미 연구원이 최근 한 토론회에서 '2006년 노사관계 평가 및 2007년 전망'이라는 글을 통해 새해 우리 사회 노사관계를 내다봤다.
  
  "산별교섭과 간접·특수고용 문제로 노사갈등 올해보다 커질 것"
  
  은수미 연구원이 내놓은 내년의 노사관계 전망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은 연구원은 한국경제가 내년 4.3% 내외의 성장률이 예견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화 및 양극화 구조는 유지될 것이며 고용 불안 심리의 확산 자체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내년이 대선 정국이라는 점, 로드맵이나 비정규입법 등 법·제도적 주요 쟁점이 유보되거나 일시적으로 해결됐지만 그 시행과정에서 개별적인 분쟁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내년 노사관계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은 연구원은 "민주노총은 전반적으로 내년에도 노사 대결 구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2006년 사회적 대화에의 복귀가 로드맵이나 비정규직 입법 문제에서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합지도부 구성'도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선택할 여지를 줄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은 연구원은 또 "간접고용이나 특수고용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산별관련 파업의 증가도 예측돼 노사갈등은 2006년보다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금속노조를 포함해 공공부문에서도 운수노조, 공공서비스노조 등 산별노조의 출범이 속속 예정돼 있다. 이들이 내년부터 산별중앙교섭을 요구할 것이지만 사용자 측은 교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은 연구원은 "기존 보건의료노조나 금속노조 모두 산별교섭 초기에 파업의 강도가 가장 강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화물연대나 건설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파업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은 연구원은 "사회적 대화의 복귀가 어려운 조건은 민주노총으로 하여금 특수고용이나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파업에의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대선국면, 높은 파업비율 보여…조율기제의 취약도 최대 문제"
  
  내년이 대선 정국이라는 점도 노사분규를 증가시킬 요인 중 하나다. 은 연구원은 "1997년을 제외하면 (대선정국이었던) 1987년, 1992년, 2002년 모두 이전 시기와 유사한 정도의 파업이나 그보다 높은 파업비율을 보였다"며 "이는 선거라는 정치적 공간이 노사관계 관련 이슈를 전면화시키는 관행의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로드맵도 노사관계 악화의 불씨 중 하나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은 연구원의 견해다. 복수노조 설립의 꿈이 또 연기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유예 자체에 대한 저항이 조직될 수 있으며, 필수공익사업장에 해당되는 필수유지 업무의 경우도 "무엇을 필수유지업무로 볼 것인지 등 시행령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은 연구원은 "이같은 문제를 조율할 기제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2007년 최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러 가지 노사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의 복원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비정규직 차별시정과 관련해서도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축적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조율기제로의 위상이 취약할 수 있다. 또 노동계 내부의 조율기제 역시 취약하다고 은 연구원은 지적했다.
  
  "정부의 적극적 리더십 필요…노동계 스스로의 자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예상되는 난국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은 연구원은 "2007년 노사관계는 위에서 제기된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정책 대응과 중·장기적 정책 대응이 한꺼번에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고용직 및 불법파견 시정과 관련해 정부의 정책적 대응뿐 아니라 적극적인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도 은 연구원은 "노사정 모두 수량적 유연화만을 강조하거나 정규직화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유연성과 경쟁력 그리고 노동시장 구조를 함께 고민하고 검토하는 가운데 중·장기적 대응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별교섭의 조기 정착을 통한 비용 절감 및 긍정적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 "정부는 산별교섭에 대한 조정과 중재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자측도 산별노조를 교섭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산별 사용자단체 구성에 나서야 하며 노조는 산별교섭이 비용절감 효과가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연구원은 "노동계 스스로의 자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서 지난 2년 간 노동계도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은 적이 없고 그 결과 시민사회로부터 신뢰가 실축됐다"고 평가하고 "이 사실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자성과 비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 연구원은 "기업 역시 단기적인 주주이해만을 위해 노력하고 수량적 유연성에 주목해 온 경영전략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정부에 대해서도 "사회적 대화 등과 관련된 적극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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