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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경찰들이 무서워서 밖으로 못 나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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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경찰들이 무서워서 밖으로 못 나가더니…"

범대위 "평택 주민 김치배 씨 죽음, 정부에도 책임 있다"

'평택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도두리 주민 김치배 씨 죽음의 책임은 무리하게 주민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른 정부에 있다"며 "국방부는 불법검문과 요란한 구호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을 외로운 섬 안에 가둔 잘못을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경기도 평택 도두리 주민 김치배(61) 씨는 지난 11월 25일 저녁에 실종됐으며 19일만에 집 근처 산책로 수풀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사람이 살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베트남전 참전군인인 고 김치배 씨는 고엽제 피해로 인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앓고 있었다. 또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경찰과 군인들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범대위는 "지난 5월 경찰과 군인은 이 마을에 군홧발을 디디고 군사보호시설이라는 간판을 내걸기 위해 들녘에 삼중, 사중의 철조망을 두르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로를 팠다"며 "그때 우리는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검문소, 철조망과 수로는 너무나 위험하다며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검문소는 김치배 씨 집 바로 앞에도 설치됐다. 가족들은 검문소를 집으로부터 좀 더 떨어진 곳으로 옮겨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약 40m가량 옮겨졌다가 사흘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한다.
  
  도두2리의 이상열 이장은 "(김 씨가 파킨슨병으로 인해) 발을 질질 끌고 상체는 구부린 상태에서도 집 앞 농로 200~300m를 운동삼아 왔다갔다 했는데 전경들이 초소를 세운 뒤부터는 무서워서 밖으로 못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하던 운동도 못하고 방에서만 있으니 말 못할 고통이 얼마나 컸겠나"라고 말했다.
  
  범대위는 "경찰은 심지어 무단으로 김 씨네 집에 들어와 물을 끌어당겨 쓰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치배 씨는 실종될 당시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외출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족들은 보초를 서던 경찰들에게 수소문 했으나 찾지 못했고, 실종 19일만에 전경들이 수색하는 도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상열 이장은 "15일 검찰이 부검한 결과 사인은 '동사'였다"며 "그 멀쩡했던 사람이 풀밭에서 언제 죽었는지 조차 모르게 죽어갔을 생각을 하니 안타깝기 한이 없다"고 말했다.
  
  "검문소가 없었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진 않았을 텐데…"
  
  범대위는 "만일 김치배 씨 집 앞에 검문소가 없었더라면, 발을 헛디뎌 일어설 수조차 없는 황무지가 없었더라면, 농사를 짓지 못해 우거진 수풀만 없었더라면 오늘 우리는 이렇게 허망하게 김치배 씨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김 씨의 죽음에 대해 일정한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추리, 도두리에 설치된) 철조망과 검문소를 철수할 것 △불법검문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김지태 주민대표 석방 △평택미군기지이전 전면재협상을 함께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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