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7일 "지금에 와서는 (2002년 대통령 후보경선을) 포기한 것을 후회한다. 정계개편이 되고 신당이 창당되면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도 이날 국민통합신당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범여권 정계개편의 각 세력이 당분간 독자적 활로 모색에 치중하며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벌여나갈 것을 예고한 대목이다.
한화갑 "고건, 정당 아닌 개인일 뿐"
한화갑 대표는 이날 '2007년 대선과 한국정치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배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초청특강 뒤의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2년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어서 어떻게 같은 고향에서 두 번이나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느냐는 이야기가 당 내에서 빗발쳤다. 제주도에서 1등을 했지만 광주에서 3등을 한 뒤 중도 포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계개편의 방향에 대해 한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 합류해야 하는데 그랬을 경우 선별해 받아준다고 하면 사실상 올 수 없기 때문에 제3지대에서 창당하자고 했다"며 "정계개편에 있어 제3지대에서 창당하자는 주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전날 천안에서 있었던 워크숍에서 민주당의 '독자생존'을 강조했던 한 대표는 "그것은 당내용으로 우리의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라면서 "우리가 결속해야 타당과의 협상에서도 우리의 몫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한 마디로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당 내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고건 영입론'에 대해선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대선후보를 외부에서 영입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대선후보는 당내에서 나와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대선 후보를 (외부에서) 영입할 경우, 당선이 되고 나면 자기 사람만 쓰려고 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당과 분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한 "고건 씨는 정당으로서의 실체가 없는 개인일 뿐이지 않느냐"면서 "그 분과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신당이 창당되면 나중에 당내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미뤄뒀다.
그는 이어 "신당도 중부권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민중심당도 함께 하기 바란다"면서 "국민중심당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어떻게 할지에 대해 반응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중당 심대평 대표는 같은 날 대전에서 열린 당원 정책세미나에서 "우리의 할 일을 스스로 챙기지도 못하면서 신당을 만들기 위한 통합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의 힘을 키운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기에 아직 통합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고건 "노무현 대통령, 국정에만 전념해야"
한편 고건 전 총리도 이날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특강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 정부와 여당의 잘못 때문에 나라가 어렵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서 새로운 국민통합신당을 구상하고 있는 것"라고 당분간 독자 노선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 대통령은 북핵 사태로 어려워진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정에 전념해주는 것이 좋겠다"며 노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예의 주시했다.
고 전 총리는 "사실 파란불이 켜진 곳은 하나도 없는데,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 어느 부분에도 빨간불이 켜진 곳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더욱이 노 대통령은 임기를 못 채울 수도 있다는 무책임한 충격발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나라살림을 맡은 정부는 할 일은 안 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면서 남의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정치권 역시 기둥 썩는 것은 모르고 부질없는 명분싸움으로 갈등만 만들어내고 있다"며 "마치 4800만 국민이 타고 있는 큰 배 대한민국호가 나침반과 엔진이 모두 고장난 채 바다 한 가운데에서 표류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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