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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수입되면 현 정부도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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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광우병 쇠고기 수입되면 현 정부도 폐기해야"

3차 FTA 반대 집회…"뒤집어진 건 배추밭만이 아니라 농민들 가슴"

경찰의 한미FTA 반대집회 금지조치 때문에 제3차 '한미 FTA 저지 총궐기대회'도 장소가 변경돼 열렸다.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6일 오후 4시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당초 서울 종묘공원에서 본대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원천봉쇄해 오후 2시부터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고 있던 민주노동당의 '당원결의대회'가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총궐기대회 본대회를 가졌다.

오후 4시 30분께 본대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일단 해산한 뒤, 서울 동대문 시장과 남대문 시장에서 다시 집결했다. 양쪽으로 나눠진 시위대는 각각 을지로 5가와 명동입구를 지나 을지로 3가에서 만났으나, 경찰이 을지로 2가를 경찰버스로 가로막자 "막히면 돌아간다"며 방향을 틀어 명동쪽으로 가두 행진을 벌였다.
▲ 가두 행진 중인 한미FTA 반대 3차 궐기대회 참가자들.ⓒ프레시안

오후 6시경 경찰은 다시 명동 회현 고가차도 입구를 봉쇄했고, 시위대는 명동 밀리오레 앞 차선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졌고, 시위대 10여 명이 경찰에 연행돼 시위대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즉석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인간띠'를 만들기도 했다. 오후 7시경 시위대가 마무리 촛불집회 장소인 명동성당으로 이동하면서 경찰과의 대치 상황은 종료됐다.

"지난 10개월간 미국에 퍼주기만 하지 않았나"
▲ 시위참가자들이 광우병 소 모형을 불태우고 있다. ⓒ프레시안

범국본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는 협상 10개월 동안 미국에 퍼주기만 하는 불평등한 협상임이 드러나며 중단을 결단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접어들었다"며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연내 타결을 공언했던 협상은 기약할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고, 반대 투쟁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으로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며 "노동자와 농민, 민중과 지식인이 단결과 연대의 끈을 당겨 경제주권을 지키고 사회양극화의 심화를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노무현 정권이 한나라당과 야합해서 850만 비정규직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며 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법 통과를 강행한 것을 비난했다.

전국농민회 문경식 의장도 "농민들은 농가부채 때문에 자살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탄에 빠져 있다"면서 "노동자, 농민들은 앉아서 죽으나 투쟁하다 죽으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총궐기대회는 참석자들이 광우병 쇠고기 모형을 화형시키는 상징의식을 갖고 끝났다.

경찰은 총궐기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방송을 통해 '불법집회'라면서 해산을 종용했고, 참가자들이 상징의식을 하려하자 소화기를 뿌리며 강하게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일부 기자들이 소화기 분말가루를 맞기도 했다.

"안녕하냐는 인사 드리기도 민망한 날들이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열린 민노당 결의대회에서도 현 정권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 발언들이 쏟아졌다.

문성현 대표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를 드리기도 민망한 날들"이라면서 "집시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고, 집시법 때문에 다수당인 된, 그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권리를 유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민심을 잃은 자, 천심을 거역한 자는 반드시 민심과 천심에 의해 벌을 받는다"면서 "지금 농촌에선 배추가 얼고 배추밭이 갈아엎어지고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것은 배추가 아니고, 뒤집어진 것은 배추밭만이 아니다. 우리 농민들 가슴이야말로 퍼렇게 멍들고 뒤집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FTA를 거꾸로 하면 ATF다. ATF는 All Together Fighting이다"면서 "FTA가 ATF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해나가자"고 강조했다.
▲ ⓒ프레시안

심상정 의원은 "한미FTA 5차 협상이 화려한 쇠고기 파티로 시작돼 미국의 전방위적 협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된다면 그와 함께 노무현 정부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민노당은 또 결의문을 통해 "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야당의 공격이나 국민의 지탄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 재신임을 묻겠다, 임기를 못 채운 첫 번째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는 등 국민을 상대로 협박과 거짓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이어 "'농민을 살리겠다'고 하고선 쌀 개방으로 농촌을 몰락시켰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면서 투기를 조장하고 집값을 폭등시켜 부동산 대란을 만들었고,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면서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양산하고 해고할 수 있는 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으며, '경제발전'을 이야기하면서 IMF 10배 이상의 경제재앙을 몰고 올 한미 FTA 협상을 국민의 동의없이 강행처리하고 있다"며 "입만 열면 협박과 거짓을 일삼는 노 대통령과 정부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명동 앞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프레시안

▲ ⓒ프레시안

▲ 명동성당으로 가기 위해 명동 거리를 행진 중인 시위대.ⓒ프레시안

이날 제주, 전주, 광주, 대구 등 전국 주요 8개 도시에서 열린 FTA 반대 집회도 경찰과 큰 충돌없이 끝났다.

전북 전주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 1000여 명이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한미 FTA 반대와 비정규직법 통과를 규탄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원동 열린우리당 당사까지 2km 가량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남 광주에서는 민주노총이 오후 3시 광주 동구 노동청 앞에서 800여 명이이 참가한 가운데 '총파업결의대회'를 열었으며 이어 오후 5시 광주 동구 삼복서점 앞에서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 FTA 집회를 가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에 금남로에서 조선대까지 횃불행진을 한 뒤 자진해산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민주노총 소속 4000여 명이 창원 중앙동 중앙체육공원에서 FTA 반대 집회를 연 뒤 열린우리당 경남도당 당사까지 행진했다. 마무리 집회 도중 산별노조 마무리 집회 도중 산별노조 대표자 5명이 열린우리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사 진입을 막는 경찰 병력과 시위대 간에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 지역 농민과 노동자 300여 명도 오후 4시부터 제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동문로터리까지 행진했다.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시위 참가자들은 촛불 문화제를 가진 뒤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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