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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백조 시장을 버릴 것인가”

애니메이션작가들 ‘오세암’ 조기종영에 항의

“7백조 시장을 버릴 것인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약진을 기대하며 개봉했던 ‘오세암’이 다른 영화와 번갈아 상영하는 ‘교차상영’이라는 수모를 받다가 개봉 7일 만에 대부분의 개봉관에서 간판이 내려진 것에 대해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영화업계에 항의의 뜻을 나타내고 정부에는 창작애니매이션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호소했다.

<사진1>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는 21일 낮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한국창작애니메이션의 시장조성과 경쟁력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산 애니메이션은 관객들을 제대로 만날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이 국산 애니메이션 상영에 대한 스크린쿼터제 인센티브 적용, 애니메이션 전용관 설립 등 국내 애니메이션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춘만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회장은 “영화로 치면 ‘칸’영화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앙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작년에 대상을 받은 ‘마리이야기’가 국내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냐”고 반문하고 “창작 애니메이션은 흥행이 안 된다는 선입견과 시장논리로 파생상품을 포함하면 세계적으로 7백조라는 어마어마한 만화관련 시장에 끼어 보지도 못하고 국내 애니메이션이 쓰러지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사진2>

‘오세암’의 교차상영과 조기종영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이 작품의 프로듀서 이정오씨는 “이번 작품을 상영하면서 아직도 영상업계에서 (창작)애니메이션에 대한 강한 편견과 불신이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며 “내 작품이 그런 편견을 깨는 시발점이 되길 빈다”고 말했다.
현재 장편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는 박재동 화백은 “영진위의 영화육성이 성공을 했듯이 문광부내에 ‘애니메이션진흥과’(가칭)를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정상적인 만화영화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비정상적인 상황과 여건들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 붙였다.

<사진3-김청기 감독>

노구를 이끌고 이 자리에 참석해 후배들의 활동에 지지의사를 밝힌 ‘태권V'의 연출자 김청기 감독은 “문화가 스며있지 않은 돈 때문에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아직도 문화의 소중함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어렵게 성장하고 있는 창작애니메이션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 애니메이션 작가는 “만화영화는 여름방학에나 흥행이 되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많이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극장과 배급업계는 오전에만 상영을 하고 오후에는 다른 영화를 트는 ‘교차상영’이라는 편법을 관행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정당당하게 싸우기나 하고 져야 덜 억울할 것”이라고 현재 작가들이 느끼는 심경을 말했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 작가는 “곧 ‘원더풀데이즈’, ‘오디션’ 등 화제작이 계속 나올 텐데 이번 ‘오세암’ 경우처럼 교차상영이나 날개극장(도심 밖 개봉관) 1,2개에서 개봉이라는 푸대접을 받을 것 같아 걱정이 되는 마음에 모두들 나선 것 갔다”며 “작품이 좋아도 흥행실패가 계속되고 투자가 중단되면 한국애니메이션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애니메이션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한 극장업자는 “방학도 아닌 5월에 ‘오세암’을 배급한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애니메이션이 미숙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국내에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감독 마야자끼 하야오의 ‘원령공주’는 성적이 더욱 나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이춘만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회장은 “여름에 개봉을 하려고 해도 할리우드 대작에 눌려 도저히 상영을 할 수 없다는 점은 극장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세암은 故정채봉 시인의 동화 '오세암'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어렵게 잡은 16개 개봉관 대부분이 상영을 시작한지 7일 이내에 다른 작품으로 바꾸거나 교차상영을 하는 악조건하에서도 약 9만2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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