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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 범죄 아니다" 판결 논란

법원 "범죄구성요건 결여" , 음반사 "왜 음악만 공짜?"

인터넷시대의 저작권문제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영상, 음반업계의 관심을 끈 파일교환 음악 프로그램 ‘소리바다’ 운영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앞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네티즌들은 환영하는 반면, 음반업자등은 큰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사진>

***소리바다, 실질적으로 승소**

서울지법 형사3단독 황한식 부장판사는 15일 저작권법 위반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소리바다’ 운영자 양모씨 형제에 대한 선고공판 판결문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다수의 회원이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 음악파일을 전송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줌으로써 저작인접권 침해를 도와줬다고 돼 있을 뿐 어떻게 침해했는지에 관해 아무런 기재도 없고 막연히 이를 방조했다고만 돼 있다”고 지적하고 “검찰의 공소사실은 정범의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 기재돼 있지 않거나 이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로서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규정에 위반돼 무효이므로 공소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개인간에 교류가 이뤄지는 P2P파일교환 프로그램에 형사상 위법성을 물을 수 있는지를 놓고 2년여간 벌어진 공방은 일단 유·무죄 판단 없이 끝났으나, 재판부가 ‘범죄구성요건 해당성이 결여됐다’고 공소를 기각한 만큼 법조계에서는 실질적으로는 ‘소리바다’ 측이 승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씨 형제의 변론을 맡았던 조원희 변호사는 “인터넷 운영자가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통제할 수 없다면 운영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국내외적 추세”라고 지적하고 “무죄판결이 나지 않아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인해 인터넷상의 저작권법과 관련해 영상, 음반업계는 상당기간 동안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리바다의 형사상 책임에 결론이 내려지지 않음에 따라 직접적인 피해자를 자처하던 음반업계의 민사소송의 향방도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작년 7월에 11개 음반제작사들은 소리바다 운영자인 양씨 형제를 상대로 ‘서버운영중지가처분신청’을 내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고심이 진행중이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도 작년 8월 1억3천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음악만은 공짜"?**

한국음반산업협회 박경춘 회장은 “재판부가 저작권에 대한 상식을 지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성남지원에서 서버사용 중지결정까지 났는데 양씨 형제에게 처벌이 내려지지 않은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조만간 음반업계 관계자들과 모여 대책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음원제작자협회의 한 간부는 "경제적 손실을 입은 피해자가 분명히 있는 상황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유감을 나타냈다.

한 음악평론가는 "인터넷에서 영화를 보거나 지난 TV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5백원에서 천원정도 돈을 내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도 '음악만은 공짜로 듣는 것'이라는 네테즌들의 습관에도 문제는 있다"며 "혼신의 힘을 들여 만든 아티스트와 막대한 돈을 투자한 음반업체를 감안해서 이제 음악도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소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계기로 업계스스로 기존의 CD나 테이프 판매와 다른 성격의 시장인 인터넷에 대한 징수체제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컨텐츠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제 음악콘텐츠 시장의 변화에 맞게 이용환경과 징수체제, 저작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은 만큼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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