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제임스 본드가 땅을 치게 됐다. 자신의 적수는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테러리스트들이 아니라 남극의 귀여운 펭귄이란 사실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발을 놀리며 행복하게 탭댄스를 추는 펭귄의 사랑스런 모습 앞에서 금발 머리 휘날리는 섹시 가이 제임스 본드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11월 셋째 주말(17~19일)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조지 밀러 감독의 펭귄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Happy Feet)> 가 제임스 본드의 신출귀몰 활약상을 그린 <카지노 로얄>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오후까지도 박스오피스 집계 전문기관들이 1위를 가리지 못할 정도로 두 영화는 최근 보기 드문 박빙의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까지만 해도 <카지노 로얄>로 성인 관객들이 대거 몰렸으나, 토요일 오후부터 주말 가족 나들이에 나선 관객들이 <해피 피트>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역전극이 연출됐던 것. 결국 승자는 <해피 피트>가 됐다.
|
<매드맥스> 시리즈로 유명한 조지 밀러가 8년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주말 3일 동안 4232만 달러를 벌어들여 , <카지노 로얄>을 172만 달러 차로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해피 피트>는 모든 펭귄이 노래로 구애하는 남극 펭귄 나라에서 음치로 고민하던 멈블(목소리 연기 엘리야 우드)가 천부적인 탭댄스 재능으로 인생의 기쁨을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 3년 간의 제작 기간 동안 약 85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역작이다. <카지노 로얄>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비록 2위에 머물렀으나, 영국에선 2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와 함께 역대 007 시리즈 흥행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흥행 호조세를 나타냈다. <해피 피트>와 <카지노 로얄>이 1,2위를 차지하면서 2주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던 <보랏>은 3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개봉 3주차만에 총흥행수입이 9050만 달러를 기록, 1억 달러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마틴 스코시즈의 <디파티드>는 비록 전주 7위에서 9위로 하락해 10위권 탈락 위기에 처해있으나, 셋째 주말 260만 달러를 추가한 총 1억 1386만 달러의 수입으로 스코시즈 최고의 흥행 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10위에는 <그레이브 댄서스> 호러영화 8편을 묶어서 상영하는 '호러페스트'가 이례적으로 랭크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