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이 잇따라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노 대통령과의 선긋기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창당 주역이자 대권 주자인 이들은 최근 '창당 실패론'에도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千 "주거문제 능력 못 보여"…鄭 "강남부자들에게 보조금 준 격"
천정배 의원은 16일 오전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토론회 인사말에서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때문에 서민들의 좌절과 허탈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면서 "중산층과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박탈한 것은 정부여당의 가장 뼈아픈 과오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당장의 근시안적인 해결책 보다는 근본적으로 분양가를 인하할 수 있는 시스템과 실질적인 서민주거복지 확립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천 의원은 이어 "우리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주거에서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서 "이제부터라도 당이 앞장서서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잘 협력하고 정부를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우리 국민에게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10년 안에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의장도 전날 중앙대 강연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강남 집값잡기는 강남 부자들에게 보조금을 준 결과가 됐다"고 정부가 내놓은 기존의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정 전 의장은 "이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정책의 초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현재 300만 가구가 화장실, 욕조, 욕실, 부엌이 마련돼 있지 않은 최저 주거수준에 미달하고 있는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운운하면서 내놓기 부끄럽다"며 "이 부분에 정책과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15 대책, 건설사에게만 이익될 것"
한편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부동산 토론회에서 홍종학 경원대 교수는 "11.15 대책은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은 없고 건설회사들에게만 이익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또한 "분양원가 공개라는 첫 번째 고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또한 행정도시 건설, 수도권 규제완화, 기업도시 건설 관련 입법 등을 사례로 들며 "열린우리당도 꾸준히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경기진작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김용창 세종대 교수도 "11.15 대책은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못했다"면서 "절대적인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은 시점에서 공급확대 정책에 치중했고, 국고를 투입해 분양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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