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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차별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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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차별과 싸운다"

<노동절> 문화예술가들 '1백일 문화행진' 시작

노동절을 맞아 '차이'가 ‘차별’로 대접받는 부조리한 일상에 맞서 싸우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1백일간의 문화대장정에 나섰다.

<사진1- 공연모습>

***1백일간 낮에는 행진, 저녁에는 공연**

노동절인 1일 낮 청계천 6가에서 민요패 우등지, 풍물패 살판 등 전통예술 단체와 박준, 지민주 등 민중가요 가수들이 한대 모여 비정규직,이주노동자,장애, 성, 교육 등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차별'로 고정시키려는 일체의 의도에 반대하는 ‘차별철폐! 100일 문화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을 갖고 첫 공연을 가졌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우리 밖에서 적대와 차별을 획책하는 어떤 발상과도 맞서 싸울 것이며,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는 우리 안의 차별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에겐 모두의 차이가 존중받는 공동체 건설을 위한 너무나도 수평적인 연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차별철폐! 100일 문화행진(www.lcnet.org/100)’은 민주노총, 문화연대 등 6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이 함께 기획·후원하는 행사로 오는 8월 10일까지 서울 청계천에서 울산공단까지 전국의 노동현장을 직접 두발로 걸어 돌아다니며 1백일간 낮에는 차별철폐를 홍보하는 행진을 벌이고 저녁에는 다양한 문화공연을 펼치게 된다.

<사진2- 행진모습>

***"일상속에서부터 차별의식을 사라지게 하는 일이 시급"**

행진단 단장인 장기호(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씨는 “경쟁적인 경제체제가 전략적으로 다양한 차별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우리 주변에서부터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일상적인 차별을 시정하자는 취지로 이번 행진을 준비했다”고 밝히고 “물론 나가서 직접적인 방법으로 투쟁하고 싸울 수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속에서부터 차별의식을 사라지게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이 첫 행사를 치른 청계천6가 새마을금고 앞은 전태일이 노동자에 대한 '차별'에 저항해 자신의 몸을 함께 불사른 곳이다.

다음은 차별철폐 1백일 문화행진 선언문이다.

***차별철폐 1백일 문화행진 선언문**

우리는 숨쉬고 싶다!

자본주의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서는 숨 쉬는 자유조차 허락받지 못할 것처럼 지친 일상의 문화가 계속되고 있는 2003년.

우리는 우리 공동체 안의 자발적 소통과 사회적 연대의 길을 찾아 즐거이 길을 떠난다.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차별철폐! 사장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사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윤은 복잡한 시장과 산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그 복잡한 시장과 산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제국주의는 그 빌미가 될 군대와 핵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군대와 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든 권력은 체계와 긴장과 복종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체계와 긴장과 복종이 필요치 않다. 관청은 각종 구획과 절차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그런 복잡한 구획과 절차가 번거롭다.

법과 감옥은 많은 범죄자들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많은 범죄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늘 문제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문제를 바라지 않는다.

제1세계들은 식민지가 석유가 더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겐 오래도록 깊이 바라보아야 할 서로의 문명이 필요하다.

너희들에게는 자유와 평등 박애라는 거창한 말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그런 낱말들이 없이 사투리가 난무하는 세상이 더 필요하다.

더불어 너희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구별이 중요하겠지만 우리에겐 그들 사이의 사랑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너희들에게는 아이와 어른의 사이의 권위가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겐 친구가 필요하다.

너희는 장애노동자들의 거세나 낮은 임금이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겐 그들의 더 힘든 삶과 노동에 대한 배려가 더 소중하다.

너희는 외국인노동자들의 값싼 임금이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겐 그들이 이야기해줄 다른 삶의 경험이 더 궁금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동성애자들이 갖는 다른 삶의 경험에 따른 다른 세계에 대한 해석이 새롭다.

미국 쌀 시장이 살기 위해 약소민족의 식량자주권이 차별받는 것을 참을 수 없고, 외국자본의 배가 더 부르기 위해 이 땅의 문화와 생존권은 낡아빠져 버려야 할 것들처럼 치부되어야 하는 경제자유구역법 통과를 용인할 수 없고, 모든 개인의 정보를 국가가 통제 관리하겠다는 NEIS 등 전체주의적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

또 너희는 말의 논리가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몸이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더 기껍다.

어떤 이들에게는 필요 없는 이 허무맹랑한 꿈과 사랑의 말들이 우리에게 주식이 될 그 날까지 우리의 문화행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 밖에서 적대와 차별을 획책하는 어떤 자본주의 제국의 발상과도 맞서 싸울 것이며, 사회적 연대를 가로막는 우리 안의 차별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우리에겐 모두의 차이가 존중받는 공동체 건설을 위한 너무나도 수평적인 연대만이 있을 뿐이다. 이 꿈이 살아 있는 우리 모두의 꿈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3년 5월 1일, 제 113주년 세계노동절날
차별철폐 100일 문화행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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