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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을 배태한 사회를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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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을 배태한 사회를 반성하며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책(9)]<침묵과 열광>

올해로 다섯 번째로 개최되는 '환경 책 큰 잔치'의 실행위원회(위원장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가 '올해의 환경 책' 12권과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을 최종 선정해 2일 발표했다.

환경정의, 풀꽃평화연구소,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2006 환경 책 큰 잔치'는 오는 17일 개막된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환경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에 시작됐다.

<프레시안>은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와 공동으로 11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이번에 선정된 환경 책 29권에 대한 서평을 싣는다. <편집자>


<침묵과 열광>, 강양구, 김병수, 한재각 지음, 후마니타스, 2006년.

초창기부터 황우석 사태를 가까이에서 주목하고 목소리 내던 젊은이들이 있다. 연출된 민족주의 열광 속에 침묵하지 않은 그들은 황우석 사태가 배태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열광과 침묵을 비판적으로 기록하고, 황우석 사태가 우리사회에 미친 영향을 반성적으로 살펴본다.
▲ <침묵과 열광>(강양구·김병수·한재각 지음, 후마니타스, 2006)ⓒ프레시안

"책임 있는 자가 침묵했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열광하는 자가 성찰하지 않을 때 어떤 비극이 빚어지는지를 강조하고자" 의기투합한 3명의 젊은이는 황우석 사태를 '침묵'과 '열광'으로 요약한다. 군산복합체나 토건세력에 견줄 수 있는 황우석 전 교수가 정점인 '과학기술동맹'에 주목한 저자들은 논문 조작이 드러난 뒤 "나도 피해자"라고 발뺌했던 정부, 언론, 재계, 그리고 의학과 과학계의 핵심 세력을 그 동맹으로 지목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뜻을 모은 결사였다.

<침묵과 열광>은 낱낱이 증언한다. 황우석 전 교수의 신기루를 '과학이 아니라 감전될만한 마술!'이라 추켜올렸던 청와대를 비롯하여 여야 정치권과 각부 장관들, 앞 다투며 연구비를 제공한 재계와 황우석 전 교수와 연줄을 대기 바빴던 학계 인사들은 누구였는지. 그들은 어떻게 열광했고 지금 왜 침묵하는지를.

<침묵과 열광>을 펼치면 알 수 있다. "복제 개 탄생이 갖는 여러 가지 의미"를 시민들을 대신해 캐물어야 할 기자가 기자회견장에 나와 황우석 전 교수와 덕담을 주고받았다는 걸. 어떤 연구를 하여 무슨 논문을 쓰겠다고 황우석 전 교수가 예고하면 당장 성공한 듯 화답하는 언론은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는 걸. 연구에는 예견이 불가능하건만 우리 언론은 황우석 전 교수에 관한 한 언제나 화답 이상이었다는 걸. 낯 뜨거운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로 무장하여 황우석 전 교수의 발표를 왜곡 과장하기에 거리끼지 않았던 언론은 황우석 전 교수와 어느 정도 유착했을까.

<침묵과 열광>의 저자들은 경험이 묻은 기록을 생생하게 전한다. 황우석 전 교수의 발표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고 모순이 수두룩했어도 수십 명의 국내외 과학자, 정치권과 청와대가 포함된 행정부, 언론들이 입을 맞춰 불치병과 난치병을 치료해 줄 것으로, 국가 부가가치를 반도체 이상 증진시켜 줄 것으로 열광해 마지 않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황우석 전 교수의 열광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과정의 전말은 어떠할까.

<침묵과 열광>은 내막을 밝힌다. 당장 큰 이익을 줄 것 같았던 광우병 내성 소는 어떤 거짓인지, 이식용 장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의 희망으로 치장되었던 이종 장기는 어떤 거품인지, 과학기술동맹이 추진하는 의료시장화의 내용은 어떻게 추진된 허상인지를.

<침묵과 열광>의 저자들은 황우석 사태를 몰고온 우리 사회의 앞날을 걱정한다. 민주주의와 휴식이 없는 대학 실험실 문화는 위험하지 않을까. 여타 과학기술동맹이 여전히 막강하게 건재한데 과학계는 성찰할 수 있을까.

<침묵과 열광>의 젊은 저자들은 과학기술동맹에 대한 검토 없이 사태의 원인을 황우석 개인에게 돌리려는 사회 분위기를 걱정한다. 반성 없이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제2, 제3의 황우석 사태를 반드시 막아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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